사본 -(사진)기흥구자원봉사단1(사진 맨 왼쪽)
용인 기흥구 자원봉사단(단장 박영희·맨 왼쪽)이 운영하는 '사랑베푸미장터'가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등 용인의 대표적인 나눔장터로 성장했다. /용인 기흥구 자원봉사단 제공

10여년째 홀몸 어르신 김치등 전달
회비로 감당 안돼 다양한 행사나서
매주 중고장터·교복나눔 '삶=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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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사람을 변하게 해요. 화 잘 내고 성급했던 성격이 배려심이 생기고 여유가 생겼습니다." 용인시 기흥구 자원봉사단 박영희 단장(59)은 '봉사'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006년부터 기흥구 자원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씨는 2013년부터 4대 단장을 맡아 10여 년째 지역 내 독거 노인 등 소외이웃들에 반찬봉사를 하고 있다.

30여 명의 회원이 34년째 활동하고 있는 기흥구 자원봉사단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비용으로 월 1회 김치와 반찬을 만들어 저소득층 30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회원들이 회비만으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비용마련을 위해 박 씨가 단장을 맡으면서 다양한 행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박영희단장(교복나눔행사봉사)
박영희 단장이 교복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흥구 자원봉사단 제공

매주 금요일 오전 기흥구청 광장에서 중고물품판매장터인 '사랑베푸미장터'를 운영하면서 수익금 전액을 반찬 봉사에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40~50팀이 모이던 '사랑베푸미장터'는 지금은 140~150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장터로 발전했고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등 용인의 대표적인 나눔장터로 성장했다.

또 월~목요일 중고 의류와 생활용품을 수집해 판매하는 녹색가게를 운영한다.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용인시 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기금으로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중고 교복을 수거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기흥지역 교복나눔행사도 맡아서 하고 있다.

박 씨는 행사를 위해 매일 교복 수거와 세탁, 진열까지 밤새도록 일한다. 그는 기흥구봉사단 외에도 용인시 인재육성재단 기흥구지역회의 이사, 어머니방범대, 민방위지원대 소대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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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봉사가 생활이던 박 씨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몇 년전 육체적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박 씨는 이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어르신들을 모시고 에버랜드에 나들이 봉사를 갔다가 박씨는 일행들을 보면서 자신이 부끄러웠다.

박 씨는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어르신들과 행복해하는 일행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해온 활동이 가식적인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는 "지금도 힘들 때면 그 기억을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 씨는 "가진 것도, 재능도, 시간도 많지 않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힘 닿는데 까지 열심히 봉사해보겠다고 다짐했다"며 "봉사를 하면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