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을 기증했다고 하면 아무래도 몸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 이상이 없어요.”

   신장기증을 하고 나서도 힘든 공장 일을 무리없이 소화해 내는 장점예(43·인천시 서구 신현동)씨.장씨는 장기를 기증하고 나서 오히려 건강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면서 활짝 웃었다. 어린 아이에게서나 볼 수 있는 해맑은 웃음이었다.

   그가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95년. 교회 예배를 마치고 나오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경인지역본부(본부장·최진호)에서 배포한 팸플릿을 보고 나서였다.

   당시는 남동생이 췌장암 판정을 받았던 터여서 온통 걱정 속에서 생활할 때이기도 했다.

   이듬해인 1월 40대 남자 수혜자와 연결돼 왼쪽 신장을 기증하게 됐다. 좋은 일을 해서 일까 남동생의 병세가 호전돼 지금은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

   “작은 것이지만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되는 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장을 기증하기까지 장씨는 남편(40)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신장을 기증한다고 하니 남편은 이혼하자고 했어요. 남편 모르게 기증 희망서부터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대학에 다니다 군에 간 아들도 장씨의 본을 받아서인지 어릴적부터 기회만 있으면 헌혈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 7시면 집을 나서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 7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는 고된 생활이지만 장씨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 장기기증자·수혜자들의 모임인 새생명나눔봉사회, 새생명찾아주기운동 등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회사 직원들을 설득해 사후각막기증 희망자와 장기기증운동본부 후원회원도 몇 명이나 나왔다. 500여명의 직원 중 여자 직원은 단 2명에 불과할 정도로 힘든 일이지만 장씨는 회사 일에도 빈틈이 없다.

   소원이 있다면 뇌사상태로 죽는 것입니다. 그래야 모든 장기를 남에게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 뒤에 시신도 해부용으로 기증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