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사랑받는 복싱 선수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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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복싱은 한국의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대중적인 스포츠였다. 축구 못지 않게 복싱 경기가 있는 날이면 TV 앞에 가족이 모여 응원했고, 우리나라 선수가 챔피언에 오르면 모두가 즐거워했다.

당시 '소나기 펀치'로 상대를 쓰러트리며 챔피언에 오른 '한국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 유명우(54)도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다. 이런 유명우가 YMW버팔로프로모션 대표로 신인 선수 발굴에 앞장선다.

그는 오는 11일 수원 호텔 캐슬 그랜드볼룸 특설링에서 프로복싱 신인 발굴 프로젝트 '제1회 휴먼크루즈 배틀서바이벌'을 개최한다. 유 대표를 6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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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 유명우 YMW버팔로프로모션 대표가 "프로신인 선수 발굴을 통해 세계 챔피언을 배출해 한국 복싱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유 대표는 "오는 11일 수원에서 프로신인 선수를 발굴하는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부족하지만 한국 선수가 세계적인 챔피언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10체급에서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0명의 신인 복서가 참가한다. 올해 초 베트남 호찌민에 복싱체육관을 개관한 버팔로프로모션은 이번 대회에 베트남 선수 3명과 러시아 선수 1명을 출전시킨다.

최고 기량을 펼친 최우수선수(MVP)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우수선수상에는 50만원, 감투상에는 30만원(5명)이 주어진다. 또 가장 감동적인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는 베스트파이트상과 함께 상금 50만원이 전달되고 KO로 승리하면 20만원도 준다.

특히 이번 대회 메인 이벤트로는 국내 중량급 강타자 서인덕과 러시아 출신 드미트리 바실로프의 웰터급 국제전도 열린다.

유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버팔로프로모션을 운영하며 신인 선수 발굴에 앞장서왔다. 그가 프로모션을 차린 이유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받아온 사랑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서다.

무엇보다 국내 남자 프로복싱계에 세계 챔피언이 없다는 슬픈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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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후배들을 위해 복싱의 활로를 열어주고 싶어 대회를 열게 됐다. 내가 가진 장점을 이제는 국가에 환원하고 나아가 한국 복싱을 다시 전성기로 만들고 싶어 프로모션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현재까지 신인 선수 10여명을 육성했다. 특히 동양챔피언 김민욱을 비롯해 김예준, 김동혁 등 걸출한 스타 선수를 키워냈고, 3년 내 세계 챔피언 등극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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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지난 5년간 신인 선수들을 꾸준히 육성해왔지만, 복싱이 비인기 종목이어서 선수들이 훈련하는데 힘들어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흥미를 갖고 나아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복싱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복싱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은 대회 자체가 많지 않고 TV 중계나 협찬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 남자 복싱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한 명도 보유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의 말대로라면 한국 남자 복싱은 팬들의 외면과 협찬사의 부재 등으로 대회 자체를 열기가 쉽지 않다.

그는 "실제 이번 대회도 이완모 대회위원장과 최창수 버팔로프로모션 회장 등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수원에서 이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3차례 대회를 더 치를 예정이다. 또 내년 5월께 사상 처음으로 크루즈 유람선에서 복싱 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 국내 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선상에서 즐기는 복싱 대회를 열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와 복싱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기획해 복싱 붐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선수 시절 163㎝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본인만의 복싱 스타일로 세계 타이틀 17차 방어의 신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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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권투 사상 최다 연승(36연승), 가장 오랜 기간 타이틀 보유(6년 9일), 최단 시간 KO승(1라운드 2분46초), 최다 방어 기록(17차). 이 모든 게 유 대표가 세운 기록이다. 프로통산 전적은 39전38승(14KO) 1패다.

이를 입증하듯 그는 지난 2013년 미국 뉴욕주 캐너스토타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에는 초대 헌액자인 무하마드 알리를 비롯해 슈거 레이 레너드, 마이크 타이슨, 로베르토 두란 등 기라성 같은 복싱 챔피언은 물론 영화배우 실베스타 스탤론, 트레이너 안젤로 던디 등 세계 복싱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만이 입성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에선 일본의 초대 세계챔피언인 하라다 마사히코와 태국의 전설 카오사이 갤럭시 그리고 2009년 한국의 장정구가 등극했고, 유 대표가 반열에 올랐다.

유 대표는 "지난 2013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 뒤 수원에서 후배 양성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한 것이 엊그제 같다"면서 "앞으로도 나의 목표는 한 가지다. 후배 양성과 세계 챔피언을 배출해 내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유 대표는 올 초 김상범(커키 버팔로프로모션) 대표, 필리핀 복싱영웅 파퀴아오와 장기 계획도 세웠다.

그는 "파퀴아오의 MP프로모션과 협력해 3년 후 한국 프로복싱을 이끌어 갈 신인 유망주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 국제 대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꿈나무들이 어려움이 있더라고 좌절하지 말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며 "신인 선수들이 더 큰 뜻을 품고 한국 복싱을 다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도 한국 복싱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언론에서도 복싱에 대한 보도를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글/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유명우 선수 인터뷰 그1
■유명우 대표는?

▲1964년 1월10일 서울 출생

▲삼성초등학교-한강중학교-인천체육고등학교

▲1982년 프로 입문

▲1985년 WBA 주니어 플라이급 챔피언

▲1991년 세계권투협회 선정 올해의 복서상

▲2009년 한국권투위원회 사무총장

▲2013년 국제복싱명예의전당 헌액

▲2013년 YMW버팔로프로모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