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쌀 나눔기부에 솔선수범 하는 막창일번지 김종덕 사장
소리없이 쌀 나눔기부에 솔선수범 하는 막창일번지 김종덕 사장. 고양/김재영기자 kjyoung@kyeongin.com

6년 넘게 매월 쌀 40㎏ 기부 '훈훈'
연말마다 300㎏씩 남몰래 또 도움
한곳서 골목장사 15년 성실·친절
멀리 서울·인천서도 단골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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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움은 아니지만 도울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도 뿌듯합니다."

경기불황속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가운데 고양시의 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부부가 6년 넘게 지역의 소외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매월 쌀 40㎏을 기부하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소리 없는 기부 천사로 불리는 이들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서 15년 동안 '막창일번지'라는 간판을 달고 작은 막창가게를 운영중인 김종덕(63)·이미숙(60)씨 부부다.

며칠 전 오후에 가게를 찾은 기자에게 김 사장은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아닌데 뭐 대단한 일이라고 찾아오셨냐"며 "오히려 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손사래를 쳤다.

올해로 문을 연 지 15년째를 맞는 막창가게는 김 사장 부부의 부지런함과 맛에 대한 자부심이 어우러져 작은 가게지만 고양지역은 물론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단골 손님들이 찾아올 만큼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신문과 잡지 등에 흔한 맛집 광고 한번 내지 않아도 맛을 인정받은 김 대표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나름 장사도 번창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집 근처 산에 올랐던 김 사장은 한 지인으로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설치한 동 주민센터 앞 쌀 항아리가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텅텅 비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부터 쌀 기부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작은 양이지만 쌀을 기부하면서 한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돕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 나눔 실천에 동참하면서 오히려 장사도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수년 째 탄현동 주민센터를 통해 매월 쌀 40㎏과 연말에 10㎏짜리 30포를 주위도 모르게 전달해 왔다.

그는 "오후에 가계 문을 열고 새벽까지 장사하느라 몸은 힘들고 지치지만 봉사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단함을 참고 지낸다"며 "앞으로도 여건이 되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봉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경기가 너무 어려워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어 서로 돕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 나눔문화 바이러스가 확산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넉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양/김재영기자 kjyo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