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닮학교
교회 바로 옆에 두고 예배 드리는 교육현장 싼값에 학교용지를 매입해 대안학교를 설립한 기독교한국침례회 수원중앙교회가 주말에는 분립교회처럼 예배를 매주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외부인이 참여하는 종교행위로 편법과 특혜지적이 일고 있는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중앙예닮학교.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중앙교회 운영 중앙예닮학교
대안학교 앞세워 분립교회로 활용
사실상의 종교 용도 '헐값에 매입'
인근 교회 형평성 지적 피해 호소

"기숙사생 부모와 예배 당연" 주장

기독교한국침례회 수원중앙교회(이하 중앙교회)가 광교신도시에 고등학교 부지를 매입해 대안학교를 설립한 뒤 주말마다 외부인들이 참석하는 예배를 하며 사실상 '분립교회'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광교신도시 내 종교부지는 통상 조성원가의 90% 수준에 공급됐으나 중앙교회는 이 학교 부지를 경기도시공사로부터 조성원가의 48.5%에 매입해 종교계에서조차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용인시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중앙교회는 광교신도시내 용인시 상현동에 중앙예닮학교(예닮학원 이사장·고명진)를 설립, 운영 중이다.

이 학교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다.

대안학교는 관련법상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다양한 교육을 받기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지만,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 신도 등이 모인 가운데 체육관에서 예배를 하고 있어 실제로는 중앙교회의 분립교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인근 교회들의 주장이다.

중앙교회가 신도시내 부지를 저렴하게 매입하기 위해 학교라는 용도만 빌렸고 실제로는 교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김중식 용인시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권 및 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식을 진행했지만, 앞서 3일 교내 우하하체육관에서 중앙교회 교인들을 대상으로 '헌당 및 개교 감사예배'가 열렸으며, 11일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예배를 하는 등 종교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A교회 관계자는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예배를 막을 생각은 없지만, 비싼 값에 종교용지를 산 다른 교회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형 교회가 학교를 명분으로 교회를 세워 소형 교회 죽이기를 하는 갑질 행태"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교회 관계자는 "일반 미션스쿨들도 예배 보는 교회는 따로 두고 있다"며 "학교는 학교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운영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닮학교 관계자는 "학교 목사 주관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매주 예배를 드릴 것"이라며 "기숙사생들은 주말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예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