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8시 초교입구서 교통정리
산지 특성 살린 둘레길 조성등 노력
'작은 돈 모으기' 장학재단 설립 앞둬
매일 오전 8시 남양주시 오남읍 어랑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는 김종범(59)씨를 마주칠 때마다 아이들은 늘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지역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김씨. 그의 선행은 남다르다.
지역의 일꾼을 자임하며 시의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6년 6월 임기가 끝나자마자 그가 선택한 일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이었다.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이곳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나선 봉사활동은 매일 오전 8시 학교 입구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하루하루 손주 같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매일 교통정리에 나서다 보니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학생들은 편지도 써서 보내주고 학부모들도 수고한다며 손수 커피를 타다 전해주며 정을 쌓았다.
김씨는 "어린 학생들이 발렌타인데이라고 초콜릿도 주고 주머니 속에 있던 사탕이나 과자도 건네주니 늘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오남읍 50대 축구모임 단장을 맡고 있다. 축구 회원들과 운동을 하며 동시에 지역을 위한 일을 벌이며 꽃길을 조성하고 마을 가꾸기 작업을 펼쳤다.
그는 또 대한적십자사 회원으로 활동하며 매월 오남읍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신 지역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그는 "지난 겨울에는 지역 주민들과 국유림에 새집 달아주기 운동을 하려고 산림청을 찾아갔는데 조류독감 발생 문제가 있다며 거절당해 그냥 돌아온 적도 있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김씨는 올해 동네 하천 변에 앵두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그는 또 유독 산지가 많은 지역 환경을 이용해 오솔길과 둘레길 등을 조성하려고 한다. 정부 지원도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순수하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작은 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장학 재단 설립을 준비해 조만간 등록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학생들이 하고 싶은 공부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항상 웃음이 피어나는 동네, 이웃 간 정이 넘쳐나는 동네를 만드는 일에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다"며 "젊은 사람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해 보람을 느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