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라 부지휘자 지휘 사진000패스
정나라 부지휘자. /경기필 제공

뛰어난 단원들과 소통 정확한 지시·비트 집중
쇼스타코비치 특유 치유되는 감정 '완벽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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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무대입니다."

소감을 묻자 정나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지휘자는 살짝 떨리는 손을 마주 잡으며 답했다.

'꿈의 무대.'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지휘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향악축제의 무대에 서길 원합니다. 지휘자 정나라가 보여줄 수 있는 정나라의 음악과 색깔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교향악축제가 막을 올렸다. 그리고 7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부지휘자인 정나라와 함께 무대에 선다. 서른번을 이어온 유서깊은 축제이고 국내 내로라하는 지휘자들과 오케스트라, 세계적 음악가들이 협연하는 무대인 만큼 그의 긴장과 설렘이 인터뷰에서도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그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교향악 축제에서 어떤 음악을 선보였는지 연구하면서 곡 선정에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축제에 처음 서는 만큼 제가 제일 자신있는 곡을 선정했는데, 쇼스타코비치는 공부하던 시절에도 가장 좋아하고 연습을 많이 했던 곡입니다."

사실 쇼스타코비치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음악가는 아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정나라 부지휘자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쉽게 접했던 곡은 아닐 겁니다. 기존 교향곡과 달리 웅장하지도 않구요. 하지만 제가 처음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접했을 때 우울한 감성이 느껴졌지만 치유가 되는 듯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다시 한번 듣고 싶은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정 지휘자는 이번 무대를 꽤 단단하게 준비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 만큼 경기필과 2년 넘게 합을 맞춰왔다. 여기에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은 경기필과 여러 번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

"리카르도 무티를 비롯해 올해 초 얍 판 츠베덴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 연주하며 경기필은 새롭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기필은 지휘자의 요구에 굉장히 빠르고 민첩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저는 연습량을 늘리기 보다, 열심히 곡을 연구해서 오케스트라에 정확한 지시와 비트를 주는 것에 집중했고, 단원들과 소통을 통해 함께 음악을 완성했습니다."

이제 무대만이 남았다. 공연 전날엔 경기필의 상임지휘자였던 성시연이 서울시향과 무대에 오른다. 부담이 되지 않을까.

"저는 오로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정나라의 색깔로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특히 3악장에 공을 들였습니다. 오로지 현악기가 중심이 돼 은은하게 흐르는 선율을 마음으로 느껴주세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