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해안동 개항~해방기 건물 리모델링
이광수·김소월 작품원본 등 2만여점 자료
지역출신 문인 초청강좌로 시민과 어울려
"근대문학 역사적 개괄·전시하는 곳 유일"
바다와 연계된 항만도시와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공업도시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인천의 도심 역할을 해왔다.
이 지역에는 붉은 벽돌에 삼각형 지붕을 한 창고 건물이 다수 들어섰다. 근대 건축물인 창고 건물에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과 한국근대문학관이 현재 자리 잡고서 인천의 문화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근대의 기억이 새겨진 창고 속에 복합문화공간과 문학관이 들어선 것이다.
개항 도시 인천과 한국근대문학은 잘 어우러진다. 한국적 근대성의 자취가 다양한 모습으로 구도심 곳곳에 남아있어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중구청으로 향하는 길목 오른쪽에 위치한 한국근대문학관은 2013년 9월 27일 물류창고 4개 동을 근간으로 설립됐다.
개항 초기인 1892년에 지어진 가장 왼쪽 건물은 기획전시실로 탄생했으며, 상설전시실로 꾸며진 가운데 2개 동은 1930~1940년대 만들어졌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창고는 연대 미상이다. 4개 창고의 2층은 직육면체의 유리 통로로 이어져 있다. 창고 건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쌀 창고, 김치 공장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하게 변했으며, 현재 우리 근대 문학의 보고로 현대인들과 조우하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지원하고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선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8년 분단에 이르는 과정의 한국 근대문학을 만날 수 있다.
최남선, 이광수, 김소월, 한용운, 나도향과 현진건, 염상섭, 정지용과 백석, 카프(KAAF) 소속의 작가 등 한국 근대문학을 만들어낸 작품 원본과 복각본, 동영상, 검색 코너 등 한국근대문학관이 보유한 2만여점의 자산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인천 근대문학과 한국 대중문학을 보여주는 상설전시도 눈길을 끈다. 우리 근대문학에 인천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인천에서 태어난 문인은 누구인지 등을 각종 서적과 영상물 등의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즐기는 모두에게 열린 문학관'을 지향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문학관 교양 강좌 등으로 시민과 접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좌들 중 문인과 직접 만나는 특별한 시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작됐다. 지난해 소설가를 초청해 문인과 만남을 주선한 문학관은 올해 상반기에는 인천과 연고가 있는 시인들을 초청해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근대문학관 2층 로비에서 열린 '작가와 만나는 토요일-인천, 시인과 만나다'에는 김영승 시인이 초대된 가운데 올해 첫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 60여명은 '인천과 가난' '서정시'에 대한 견해 등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 시인의 모습에 큰 호응을 보냈다. (4월 2일자 21면 보도)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여러 도시에 산재한 우리나라 문학관은 개별 문인이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있어도 한국 근대문학 전반에 대한 설명과 자료, 유물을 곁들인 전시를 하는 곳은 인천의 한국 근대문학관이 유일하다"면서 "서울에 개인이 운영하는 한국 현대문학관이 있기는 해도 문인 중심의 유물과 자료를 보여주고만 있을 뿐 한국문학을 역사적으로 개괄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한국근대문학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