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영 소박사 대표 아이디어에 뭉쳐
1천여명 어르신 매달 국밥끓여 대접
100인분 도시락 배달도 16년간 꾸준
자주색 앞치마를 입은 '효 자선 실버봉사단' 자원봉사자들은 자리를 잡고 앉은 어르신들에게 소머리국밥을 날랐고 어르신들은 아침 일찍 소머리국밥을 든든히 잡수셨다.
새벽부터 음식 준비에 나선 수십명의 봉사단원들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겨우 밥 한 술을 뜰 수 있었다.
'효 자선 실버봉사단'은 지난 16년 동안 매월 첫주 일요일마다 소박사에서 국밥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효 자선 실버봉사단'이 창립하게 된 계기는 2002년 4월 무렵 송한영(58) 소박사 대표가 정육식당에서 팔고 남은 소머리와 내장, 꼬리와 뼈 등을 헐값에 넘기는 대신 홀몸 어르신들에게 따뜻하게 식사 한 끼라도 대접하자는 의견을 냈고 지인들이 송 대표의 의견에 동조하면서부터다.
창립 이후 실버봉사단원들은 어르신들을 모셔오는 '운전조'와 가마솥에 국밥을 끓이는 '불땅조', 음식을 나르는 '서빙조', 뒷마무리를 하는 '설거지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봉사에 대한 뜻을 함께했다.
처음 홀몸 노인들께 한 끼 식사를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어르신들이 점점 늘면서 요즘은 600~1천여명이 찾는다. 또 몸이 불편해 찾지 못하는 어르신 100여 명에게는 따로 도시락을 마련해 직접 배달하고 있다.
현재 자발적으로 모인 실버봉사단의 전체 회원 수는 700명이 넘고 봉사 당일에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한다.
특정 기업이나 기관의 후원은 없지만 떡을 준비하는 회원, 쌀을 준비하는 회원 등 회원 모두가 자비를 들여 음식을 제공하는 순수 봉사활동으로 이어오고 있다.
송 대표는 "20여 년 전 처음 타임세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할인 판매하는 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가게 앞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사골국에 국수를 대접하다가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며 "많은 어르신이 찾아오셔서 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영하 총무도 "어르신들이 한 끼라도 맛있게 드실 걸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다"며 "소박사를 찾는 어르신들이 즐겁게 하루를 즐기고 좋은 추억을 갖고 가시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전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