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바다그리기대회에서 아이들이 도화지에 그린 바다 모습은 다양했다. 가족과 참가한 아이들은 '해양도시 인천'에서 바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다. 수사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들은 상상 속, 깨끗한 바다의 메시지를 화폭에 담았다(사진 왼쪽부터 신은지(삼목초), 홍근규(관교중), 김지인(석천초), 서채연(화전초), 윤하진(백운초) 학생이 그린 바다그림. /취재반

고래 등이 숲으로 울창한 섬 '눈길'
인천역 출발 인어와 해저열차 여행
선박에는 '바다의날 최고· LOVE'
쓰레기둥둥 바다살리자는 외침도


제21회 바다그리기대회 참가자들이 그린 상상 속 바다는 다채로웠다. 바다를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는 아이들 목소리는 귀담아 들을만했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들이 보여준 상상력과 메시지는 대회를 풍성하게 했다.

인천삼목초 5학년 신은지 양은 '바닷속 정상회담'을 도화지에 담았다.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정상 간 만남이 바다 세계에서 이뤄지면 어떨까를 생각한 것이다.

오징어를 남한, 문어를 북한으로 그림을 그렸다. 오징어와 문어에는 각각 한반도 모습도 그려 넣었다.

신 양은 "남한과 북한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바닷속에서도 오징어와 문어가 만나 정상회담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바닷속도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로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고교생 참가자가 많은 인천항 갑문에서 '사실적 묘사'가 아닌 '상상력'을 발휘한 그림으로 유독 눈에 띄는 학생이 있었다.

인천관교중 1학년 홍근규 군이 그린 고래는 등이 섬으로 돼 있다. 수면 아래는 고래, 수면 위는 푸른 숲이 가득 찬 무인도다. 섬은 배를 타고 멀리 가야 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홍 군은 섬이 고래등이라면 우리가 섬에 가지 않아도 섬이 우리에게 올 수 있다고 상상해 그림을 그렸다. 일명 '고래섬'이다.

동구 만석부두 대회장을 찾은 인천석천초 3학년 김지인양은 인천역에서 출발해 바닷속을 지나가는 열차를 상상해 도화지에 옮겼다.

고래, 해마, 거북이, 꽃게와 같은 바닷속 다양한 동물들과 인어가 함께 놀고 있는 모습도 도화지에 그려 넣었다. 김지인양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해저열차를 타고 바닷속 동물들을 보며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며 "하루빨리 바다 해저열차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다를 깨끗하게 가꾸어나가는 것도 아이들의 희망이었다.

정서진 대회장을 찾은 인천화전초 2학년 서채연양은 '쓰레기 없는 바다'를 희망하는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바닷속에 버려진 컵라면 용기, 음료수 뚜껑 등에는 빨간색으로 'X'자를 그렸고, 인어가 조개를 들고 깨끗한 바다를 외치는 등 상상 속 바다를 그림에 담았다.

'바다에 소중함, 우리가 지켜요!'라는 문구도 함께 적었다.

초등학생의 눈으로 보기에도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양은 "월미도를 갔을 때 바다에서 음료수 캔이나 뚜껑들을 엄청나게 많이 봤다. 너무 지저분해 보였다"며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바다를 깨끗하게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월미문화의거리 대회장을 찾은 인천백운초 1학년 윤하진양은 월미도 앞을 지나 인천항으로 들어서는 대형 선박에 알록달록한 색을 칠하고, 5월 31일인 '바다의 날 최고'와 'LOVE'라는 글씨도 적었다.

이날 본 갈매기와 함께 고래, 인어공주가 월미도 앞바다에서 노니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윤양은 "인천에서 바다의 날 행사가 열리고 나면 인천 앞바다가 좀 더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며 "바다가 깨끗해지면 고래도 살 수 있을 것이고, 더 예쁜 바다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망을 말했다.

제21회 바다그리기대회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 등 모두 7개 지역 행사장에서 동시 개최됐다. 올해 첫 행사장으로 쓰인 중구 연안부두 해양광장과 강화 갑곶돈대에는 수천 명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몰렸다.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