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연 연출·백 스테이지 견학등 '시민 프로그램' 늘어 '대중화' 효과
비·미세먼지 '날씨' 변수속 전반적 관람객 증가… 국내 공연 중복등 과제
축제의 계절답게 5월의 경기도는 개성있는 예술축제들이 줄지어 개최되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다.
지난 4~6일 '안산 거리극 축제'를 시작으로 11~20일에는 '의정부 음악극 축제', 25~27일에는 '수원 연극 축제'가 열렸고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극'들이 지척 거리에서 펼쳐졌다.
■날씨가 변수
=올해 예술축제는 '날씨'가 변수였다. 미세먼지는 이제 야외행사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 지 오래고, 변화무쌍했던 올해 봄 날씨까지 더해져 축제 사무국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안산과 의정부는 '폭우'에 가깝게 쏟아지는 비로 공연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천막 하나 없이 자유롭게 거리극을 진행하는 안산은 갑자기 내린 비로 토요일 오전 공연이 무산됐다.
주요 공연들이 실내에서 진행됐던 의정부는 공연과 관련된 피해는 덜했지만, 올해 야심차게 야외공연 및 행사를 늘렸던 터라 비 피해를 피할 순 없었다.
지난해 이른 땡볕 더위와 고농도 미세먼지로 고생했던 수원연극축제는 비와 햇볕은 피했지만, 미세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도 미세먼지를 대비해 '숲'으로 공연장을 옮겼고 축제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됐다.
날씨가 변수로 작용하긴 했지만, 축제를 즐긴 관람객 수는 상당하다. 축제기간 3일 중 비로 인해 토요일을 놓친 안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2만명 가량 관람객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73만여 명이 축제에 참여했다.
의정부와 수원은 오히려 관람객이 늘었는데, 특히 숲으로 장소를 옮겨 색다른 축제를 연출한 수원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의 관람객이 더 찾아왔다.
■시민 참여 공연 및 프로그램 눈길
=3곳의 축제 모두 '시민'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돼 눈길을 끌었다. 안산의 경우 브라질 작가 데스비오 콜레티보가 안산 시민들과 함께 연출한 '눈먼 자들'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온 몸에 진흙 칠을 하고 안산 시내를 활보하는 이들의 모습에 관람객들은 호기심을 보이며 뒤를 따라다녔다. 또 거리극 심포지엄을 열어 보다 심층적인 축제 방향성을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극장 공연이 중심이던 의정부는 올해 의정부 시청 야외광장을 활용, 시민 참여형 축제로 전환해 주목을 받았다. 야외에서 펼쳐진 개막작 '541'은 화려한 퍼포먼스 공연으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그동안 시민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음악극 공연을 대중화시키는 데 한발 나아갔다는 평을 받았다.
또 시민들이 직접 공연 백 스테이지를 견학하거나 공연 기술을 배우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수원 연극축제도 시민이 직접 연출한 연극 '마사지사'와 가면을 만들고 일정한 동선을 산책하는 '바람노리' 등을 마련해 쉽게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비슷한 내용과 형식, 차별화 아쉬워
=3곳 모두 '극'을 바탕으로 한 축제이고,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통의 특성상 공연의 내용과 형식이 대동소이한 점은 아쉽다.
올해는 다행히 각 축제를 찾은 해외공연 중 중복 공연이 없었지만, 국내 공연 중에는 같은 공연들도 섞여 있었다. 또 안산과 수원의 경우 야외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는 특성 탓에 관람의 불편함도 여전했다.
안산 중심거리 외에도 각 지역에 분산돼 공연이 진행된 안산의 경우 공연 장소를 찾거나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보고 싶은 공연을 놓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고, 장소의 집중도를 높인 수원은 오히려 협소해진 장소 탓에 공연 관람이 불편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공지영·강효선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