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냉전체제의 그림자 걷어내기에 시동을 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주변 4강의 외교 행보가 부쩍 빨라지고 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디딤돌 삼아 북미정상회담를 성사시키는데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외에도 주변 4강이 '정상 국가화'를 목표로 비핵화와 경제 개혁, 대외관계의 새틀 짜기를 모색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끌어안는 데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4강 중에는 그간 북미 데탕트 국면에서 소외됐던 러시아와 일본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한반도 위기를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대북압박 노선에 주력한다는 평가를 받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을 향해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대북 관계당국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나서라고 지시했으며, 외무성을 중심으로 북한과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요미우리TV에 출연해 "북한과 신뢰관계를 양성해 가고 싶다"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신뢰'까지 거론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잇따라 김 위원장과 만나는 상황에서 자신도 대화 국면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강경 대북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따라서 일본의 뒤늦은 '러브콜'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중심 정책으로 전환을 선언한 북한이 중국이 같은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려면 대규모 자본과 외부 투자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일본과 대화에 나설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이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맺고 일본으로부터 받은 3억 달러의 무상 지원과 2억 달러의 차관이 산업화의 '마중물' 역할을 한 바 있어 북한 역시 현 경제규모에 비춰 봤을 때 상당한 규모의 '보상'에 관심을 표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월드컵 개막 행사에 참석차 러시아를 찾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지난 14일(현지시간) 만나 오는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를 거듭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9월 동방경제포럼 등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 "러시아는 앞으로도 조선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북러 경제협력을 발전시켜나간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북미정상회담 직전 두 차례나 김 위원장을 중국으로 초청하면서 '혈맹'으로서의 긴밀한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로 이동할 때 최고 지도부가 이용하는 전용기 두 대를 제공하면서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후원국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세계에 알렸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조차 6·12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승자는 그간 주창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관철한 시 주석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가 개입하면서 중·러 간 밀착 구도도 뚜렷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 최초로 '우의 훈장'을 수여하고 고속열차를 같이 타면서 극진한 환대와 더불어 각별한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 월드컵 축하차 푸틴 대통령과 전화를 하고 "중러 양국 정상이 세계정세의 급변 상황에서 제때 소통하며 서로 버팀목이 돼 강력히 지지해준 덕분에 양국의 안전과 발전 이익,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켜냈다"면서 "중러 전면 전략합작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김정은 끌어안기' 행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의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핫 라인'을 가동하며 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자신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전달했고 오는 일요일(17일) 북한 측에 전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제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는 그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며 "그는 어떤 어려움이든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모스크바·도쿄·서울=연합뉴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디딤돌 삼아 북미정상회담를 성사시키는데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외에도 주변 4강이 '정상 국가화'를 목표로 비핵화와 경제 개혁, 대외관계의 새틀 짜기를 모색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끌어안는 데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4강 중에는 그간 북미 데탕트 국면에서 소외됐던 러시아와 일본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한반도 위기를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대북압박 노선에 주력한다는 평가를 받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을 향해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대북 관계당국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나서라고 지시했으며, 외무성을 중심으로 북한과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요미우리TV에 출연해 "북한과 신뢰관계를 양성해 가고 싶다"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신뢰'까지 거론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잇따라 김 위원장과 만나는 상황에서 자신도 대화 국면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강경 대북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따라서 일본의 뒤늦은 '러브콜'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중심 정책으로 전환을 선언한 북한이 중국이 같은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려면 대규모 자본과 외부 투자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일본과 대화에 나설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이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맺고 일본으로부터 받은 3억 달러의 무상 지원과 2억 달러의 차관이 산업화의 '마중물' 역할을 한 바 있어 북한 역시 현 경제규모에 비춰 봤을 때 상당한 규모의 '보상'에 관심을 표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월드컵 개막 행사에 참석차 러시아를 찾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지난 14일(현지시간) 만나 오는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를 거듭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9월 동방경제포럼 등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 "러시아는 앞으로도 조선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북러 경제협력을 발전시켜나간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북미정상회담 직전 두 차례나 김 위원장을 중국으로 초청하면서 '혈맹'으로서의 긴밀한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로 이동할 때 최고 지도부가 이용하는 전용기 두 대를 제공하면서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후원국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세계에 알렸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조차 6·12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승자는 그간 주창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관철한 시 주석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가 개입하면서 중·러 간 밀착 구도도 뚜렷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 최초로 '우의 훈장'을 수여하고 고속열차를 같이 타면서 극진한 환대와 더불어 각별한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 월드컵 축하차 푸틴 대통령과 전화를 하고 "중러 양국 정상이 세계정세의 급변 상황에서 제때 소통하며 서로 버팀목이 돼 강력히 지지해준 덕분에 양국의 안전과 발전 이익,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켜냈다"면서 "중러 전면 전략합작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김정은 끌어안기' 행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의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핫 라인'을 가동하며 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자신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전달했고 오는 일요일(17일) 북한 측에 전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제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는 그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며 "그는 어떤 어려움이든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모스크바·도쿄·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