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5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양국간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미국의 보호주의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22일 1면 논평을 통해 "2017년 이후 세계 경제가 호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예전보다는 기력이 쇠한 상태"라며 "무역보호주의, 고립주의, 포퓰리즘 등 사조에 세계 평화와 발전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세계 CEO 위원회'에서 한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다시는 (경제의) 봉쇄 강화의 길을 걷지 않고 세계 각국과 함께 개혁 개방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인류 사회 발전의 역사에 따르면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폐쇄는 반드시 낙후하게 돼 있다"면서 "중국은 개혁 개방 40년간 고속 성장을 이뤘고, 이는 개방이라는 조건 아래 얻은 성취"라고 역설했다.

인민일보는 또 최근 대두하는 무역보호주의와 일방주의의 '역류'를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으로 규정했다.

신문은 "중국은 절대로 한 번의 파도에 다시 해안가로 밀려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역류에 굳건히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려 해도 중국은 대외개방이란 국가정책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미 경쟁이 치열해지고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은 반드시 마음을 바로잡고, 전략적 측면에서 굳건한 신념을 유지해 이후 더 복잡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미관계의 위기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전면적으로 지정학적 경쟁과 전략적인 충돌을 해선 안 된다"며 "현대화 모델에 들어선 중국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개혁 개방의 성공적인 정책과 경험을 잘 살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도 미국이 중국을 향해 일방적인 공세를 가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류춘톈(劉春田) 인민대 법학원 교수는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미국은 관세 부과 근거가 된 미국 통상법 301조 조사 결과에서 중국이 외국 기업의 진출 조건으로 기술 이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주장에는 어떠한 증거도 없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의 위반 사실을 확인한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이어 "미국의 301조 조사는 수년에 걸친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과 실질적인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잇다"면서 "미국은 근거 없는 방식으로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무책임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기업의 중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은 기업 간 정당한 상업행위"라며 "정상적인 상업행위를 (중국) 정부가 강제적으로 구매하는 행위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