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종오에 반해 공기권총 잡아
'트랩' 종목에 집중, 기량 만개
봉황기, 백발백중 퍼펙트 기염
"국제대회 나가 좋은 성적 목표"
"인천을 대표하는 클레이 사격 선수라는 것 자체만으로 제게는 큰 영광이죠."
장래가 밝은 클레이(산탄총) 사격 선수가 인천에서 성장하고 있다. 인천 신송고등학교 3학년인 김형우(19) 군이 사연의 주인공이다.
지난해 말 '트랩'으로 종목을 바꾼 김형우는 올 들어 국내 대회를 잇달아 석권하고 있는 유망주다.
"인천아시안게임 때 표적을 향해 집중하는 진종오 선수의 경기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TV로 본 '대한민국 사격의 신' 진종오에 반해 공기권총을 잡은 김형우는 곧 클레이 사격에 매료된다.
김형우는 '더블트랩' 종목으로 시작했다. 산탄총으로 어디선가 공중에 나타나는 두 개의 접시형 표적을 맞히는 사격 종목이다.
김형우는 지난해 말부터 '트랩' 종목에 매진해 올해 제1회 대구광역시장배(4월) 금메달, 제34회 회장기 전국사격대회(5월) 은메달, 제48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6월) 금메달, 제13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현재 진행 중) 은메달 등 참가하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봉황기 대회에선 이른바 백발백중의 '퍼펙트' 게임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경호처장기 대회를 마치고 온 김형우는 25일 인터뷰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맞힐 때 느껴지는 짜릿함이 클레이 사격의 매력"이라며 "다음 목표는 인천 대표로 오는 10월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 나가 입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클레이 사격을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지만, 김형우와 같이 대한사격연맹에 등록한 엘리트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인천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클레이 사격 환경이 척박한 형편이다. 그래서 김형우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화성의 사격장을 매일같이 오간다.
함께 만난 아버지 김희수(55)씨와 어머니 김영신(54)씨는 "형우가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격을 시켜봤다"며 "사실상 인천의 유일한 클레이 사격 선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다소 고생스러워도 즐겁게 하는 모습에 부모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김형우의 꿈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선수권 대회와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클레이 사격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