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터미널 인근 파라다이스시티 2차 시설
부티크 호텔·스파·클럽등 9월 개장 앞둬
T2옆 1조8천억 카지노복합리조트 추진
인근 '페덱스'등 글로벌 물류사 잇단 입주
반도체 제조 '스태츠칩팩코리아'도 둥지

전통적 여객·화물터미널 기능 뛰어넘어
기존 인프라 연계 주변 동시 개발 '시너지'
새로운 수요 창출 '공항복합도시' 발돋움
'균형발전' 밀려 항공정비시설 유치 불발
인천시·LH등 제각각 사업 '효율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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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서 무료 자기부상철도를 타고 5분간 이동해 파라다이스시티역에 도착했다.

역사 옆으로는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2차 시설이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부티크 호텔, 워터파크형 스파, 플라자, 클럽 등으로 구성된 1단계 2차 시설은 오는 9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2차 시설 건물의 외관 공사는 이미 끝났고, 이날은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호텔, 컨벤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파라다이스 1단계 1차 시설은 지난해 4월 문을 열어 12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1차 시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국내 신진 작가까지 아우르는 2천700여 점의 예술 작품, 세계적인 주얼리·주류 브랜드와 협업한 최고급 시설 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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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2차 시설 모습.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

파라다이스시티 옆에서는 18홀 규모 대중골프장 건설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오렌지엔지니어링(40%), 오렌지이앤씨(40%), 오렌지링스(20%) 등이 주주로 있는 (주)영종오렌지는 앞으로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10~11월 정도에 공사를 시작하고, 2020년까지 골프장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환승객이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게임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즐기고, 바로 옆에서 골프까지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천공항 주변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공항이 전통적인 여객, 화물터미널의 기능을 뛰어넘어 주변 구역과 연계 개발을 통해 하나의 도시, '에어시티'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 유수의 공항도 앞다퉈 주변 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항을 중심으로 공항구역 내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인천공항이 유일하다고 한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공항은 주변에 넓은 부지가 확보돼 있다 보니 이 같은 에어시티 개발이 가능했다.

올해 1월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 등 대형 공항 인프라 확대로 에어시티의 확장성도 넓어졌다.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 건설을 포함한 3단계 사업을 거쳐 현재 연간 7천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2개 여객터미널과 연간 화물 500만t 처리가 가능한 화물터미널, 3개 활주로, 인천·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여객·화물 계류장 212곳 등 인프라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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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변경예정).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

앞으로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건설하는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은 더욱 확대된다. 공항 고유 인프라와 주변 공항구역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것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옆에 있는 제3국제업무지역(IBC Ⅲ)에서 추진되는 카지노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이다.

미국 동부의 카지노업체 MGE(Mohegan Gaming&Entertainment)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가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은 1단계 사업비 규모만 1조8천억원에 달한다.

인천공항 물류단지도 화물터미널과 함께 확장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최대 항공 특송 회사인 페덱스(FedEx Express)와 '글로벌 특송항공사 맞춤형 화물터미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화물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화물회사인 에이에이씨티(유)도 신규 화물터미널 개발을 시작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총 사업비 약 540억 원을 투입해 32만㎡ 규모의 3단계 물류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장기적으로 인천공항 4단계 물류단지(55만㎡)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조성된 인천공항 물류단지 1단계(99만2천㎡)와 2단계(55만3천㎡), 2단계 추가 공급 부지(9만8천㎡)를 합하면 물류단지 규모만 250만㎡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290만㎡)과 비슷한 규모의 물류단지가 인천공항 옆에 조성되는 셈이다.

인천공항 물류단지에는 유명 글로벌 해외 직구 사이트 '아이허브(iHerb)'와 같은 해외 전자상거래업체의 글로벌배송센터(GDC)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기업 스태츠칩팩코리아의 제조 시설도 들어와 있다. 물류단지가 새로운 항공 물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주변에 항공관련 산업시설을 집적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기존 공항의 전통적인 인프라와 연계한 공항복합도시 개발은 여객·화물 수요를 새로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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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시티 조감도.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

에어시티는 공항 구역을 벗어난 영종도와 인근 송도, 청라국제도시로도 확장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공항복합도시 개발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공항 주변에 연관산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공항경제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 논리, 관계기관 협력 부족 등에 가로막혀 에어시티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답답한 부분이다.

MRO(항공 정비시설) 단지의 경우 국내에서 최적의 입지를 갖춘 인천공항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논리로 경상남도 사천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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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영종도를 보더라도 인천공항공사, 인천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제각기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일관된 개발계획 수립이 어렵다.

영종도에서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영종도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면 협의해야 할 기관이 많아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업 협의 기관에서 바로 옆에서 이뤄지는 개발 행위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만약 기관 간 협의를 통해 단일화된 창구가 만들어진다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