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영포럼 조찬강연회
윤호일 극지연구소 소장이 28일 오전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제385회 조찬강연회에서 '남극 세종기지를 지켜낸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03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
대원들과 정보 공유·대응하며 극복
정직·균형·희생정신 '3대 덕목' 꼽아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리더가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28일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경인일보와 인천경영포럼이 공동 주최한 제385회 조찬 강연에서 윤호일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 세종기지를 지켜낸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소장은 2003년 12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 당시의 기억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당시 3명의 대원이 폭풍설에 실종됐고, 이들을 구조하러 5명의 대원이 나섰다가 이들마저 연락이 두절됐다.

윤 소장은 "세종기지 총 대원이 15명이었는데, 그 절반이 넘는 8명이 실종된 상황이었다"며 "세종기지를 지키던 조직 자체가 실패했던 찰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극에서의 조난 한계 시간인 48시간을 넘기면서 모두가 얼어 죽었을 것으로 생각하던 절체절명의 순간에 3명의 대원이 돌아왔다.

또 구조대원 5명 가운데 4명도 살아남았다. 월동대의 중간 조직 팀장들이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윤 소장은 설명했다.

폭풍설에 조난당한 강천윤 부대장은 함께 있던 대원 2명에게 '금방 날씨가 좋아질 것이다. 구조대가 도착해 우리를 구해준다'는 희망적인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대원들에게 "폭풍설이 최소 이틀은 지속할 것 같다. 3일 이상을 버텨야 한다. 중국이나 러시아 대원들도 3일 이상 버텨 살아남았다"고 강조했다는 게 윤 소장의 이야기다.

윤 소장은 "그 상황에서 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실을 전달해 준 강 부대장의 행동 때문에 대원들을 살릴 수 있었다"며 "위기 상황에서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정직성과 조직원을 대하는 균형 감각, 희생정신 등 세 가지를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리더는 조직원에게 자신의 실수를 감추지 말아야 하며, 모든 조직원을 균형감 있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또 사람 냄새 나는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조직은 한 번 이상 위기를 경험한다"며 "어떠한 조직이건 위기의 순간에 힘이 드러난다. 최악의 순간에서 조직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