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간호사·36·안양시 평촌 목련아파트)씨는 2살짜리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둔 맞벌이 주부다.
아들 진용이를 낳은 후 두 아이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시내에 어린이 집이 생기면서 생각을 바꿨다. 밤 늦게까지 돌봐 줘 돌아가면서 해야하는 야간근무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9월 정부의 지원으로 안양시내에 문을 연 어린이 집이 맞벌이 부부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보육시간을 연장 운영하는 야간 어린이 집은 야근과 출장이 잦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안성맞춤형 시설로 이용 주민이 늘고 있다.
이씨가 아이 둘을 맡긴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 시립 어린이 집(원장·신경희)은 생후 12개월~7세까지 80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다. 이중 22명은 야간반 어린이로 부모 대부분이 간호사·학원강사·영업사원·자영업 등 야간근무가 필연적인 맞벌이 부부다.
야간보육은 오후 7시에 시작된다. 저녁 식사후 연극놀이·동화구연·피아노·종이접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6세이상은 한글 놀이나 산수등 간단한 예비수업도 한다.
오후 10시가 넘도록 남는 어린이도 하루 평균 10명선. 부모의 출장이나 밤샘업무로 집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는 야간반 교사가 재우며 보호한다.
신원장은 “시설이 부족해 들어 오기를 희망하는 아이 모두를 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갈수록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점을 감한할 때 어린이 집 확충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보육문제로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주문했다.
만안구 안양 2동 '새샘 어린이 집'과 석수3동 '꿈이 있는 어린이 집'도 야간반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많아 교사 2명을 배치, 밤 12시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24시간 운영하는 동안구 관양1동 '동아 어린이 집'(사립) 원장 김종연(여·41)씨는 “24시간 문을 여는 식당·편의점 등이 증가하면서 밤새 아이를 맡겨두는 부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옥 여성과장은 “야간 보육시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교사들의 처우개선과 함께 선진적인 보육제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