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이면사무소
안양시가 지역의 대표적인 역세권인 안양1번가에 위치한 일제 잔재 시설인 '옛 서이면사무소'에 대한 이전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안양시 제공

안양시, 내달 신청… 예술공원 유력
도문화재자료 해제논란 겪기도


안양시가 일제 잔재 시설인 옛 서이면사무소에 대한 이전을 본격 추진한다.

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8월께 경기도문화재위원회에 옛 서이면사무소 이전 신청을 낼 계획이다.

안양 1동 안양1번가에 위치한 옛 서이면사무소는 부지면적 453㎡에 본채 102㎡, 관리동 23㎡로 구성 돼 있으며 일제시대 지어지고 안양지역에 남은 유일한 고건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지난 2001년 경기도문화재자료 100호로 지정됐다.

서이면사무소는 지난 1941년 10월 서이면이 안양면으로 개칭될 때까지 서이면사무소로 사용되다 1949년 8월 안양면사무소로 바뀌었다. 그리고 안양면이 안양읍으로 승격돼 새 청사가 지어질 때까지 35년 동안 면사무소로 행정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2003년 용지매입과 복원 과정을 통해 재탄생한 옛 서이면사무소에는 항일운동 및 수탈사 관련 자료와 행정 소품 등 총 108건 202점이 전시 돼 있다.

옛 서이면사무소는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에 '조선국을 합하여 병품을 삼았다. 새로 관청을 서이면에 지음에 마침 천장절(일본 왕의 생일)을 만나 들보를 올린다'는 경술국치 찬양 내용이 적혀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친일 잔재 복원 논란과 함께 도 문화재자료 지정 해제 추진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5월 경기도문화재위원회는 "옛 서이면사무소는 근대화 과정의 아픈 역사가 그대로 보존 돼 있다"며 시가 제출한 지정문화재 해제 관련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에 시는 주민 요구와 함께 옛 서이면사무소가 안양의 대표적인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점을 고려, 문화재 해제 재신청에 앞서 이전을 먼저 추진키로 했다. 이전 대상지는 안양예술공원이 유력지로 거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옛 서이면사무소가 유흥가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에 시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은 점과 관광객들의 편의 등을 고려해 구 서이면사무소의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양/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