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작전'을 방불케 하며 현장 상황이 '깜깜이' 식으로 베일에 가려졌던 그 이전 방북 때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1박2일 일정의 이번 평양행에서 첫날인 6일(한국시간) 일정을 마친 뒤 트위터에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측 인사들과 회담하는 사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 등 미국 협상팀 관계자들과 둥그렇게 모여 서서 '작전회의'를 하는 사진 등을 게재,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또한 첫 회담이 끝났다는 소식도 트윗을 통해 공개했다.
동행한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방북단 일행의 차량 밖으로 보이는 평양 시내의 풍경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고, 국무부도 트위터를 통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이 비행기에서 내린 폼페이오 장관을 영접하는 사진 등을 띄웠다.
이와 함께 동행한 기자들이 올린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 사이에 오간 대화와 오찬 메뉴 등도 공개됐다.
미 ABC 방송의 타라 팔메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2시간 45분 만에 회의를 끝냈으며 다음 회의는 7일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북측에서 누가 나올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추가 회의는 좋은 신호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니컬러스 워드험 기자도 "폼페이오 장관과 그의 수행단이 평양에서 지내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그림"이라며 영빈관 사진을 트윗하고, 오찬 메뉴도 상세히 소개했다.
이같은 트윗 중계는 지난달 9일 이뤄진 2차 방북 때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2명의 기자가 함께 방북했으나, 이들은 출발하기 며칠 전 '일회용 여행 금지국 방문허가 도장이 찍힌 새로운 여권을 받아두라', '언제든 출발할 수 있도록 짐을 꾸려오라'는 지침과 함께 출발 몇 시간 전에서야 연락을 받는 등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출장 경험을 해야 했다.
WP 캐럴 모렐로 기자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 쓴 '방북 동행기'를 통해 평양 체류 당시 기자 2명은 10시간 동안 호텔 로비에서 보내며 '대기'해야 했다며 "휴대폰과 와이파이도 안 터지고 정부 경호원 없이는 호텔도 떠날 수 없는 고립 상태였다"며 호텔 내 식료품점과 공예품점, 선물가게 등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의 수행 기자들은 평양을 떠나기 전까지는 현장의 소식을 전송할 수 없었다.
그사이 통신 문제 등이 어떤 식으로 해결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트위터 전송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북측이 국제사회에서 보다 개방적인 정상국가로 비치기 위해 노력하는 일환과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할 수 있다.
수행 기자단 규모도 당시 2명에서 이번에는 6명으로 대폭 늘어났으며 기자들의 동행 사실도 미리 발표됐다. 특히 방송사 카메라 기자도 포함된 것을 두고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한국전 참전 전사자 유해 송환 이벤트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부활절 주말인 3월 31일∼4월 1일 1차 방북은 그야말로 비밀리에 이뤄졌고, 보름 이상이 지난 4월 17일에서야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