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 섬살이 민속문화서 3권 발간
피난민·토착민·군인 거주민 독특
남북이 공동노력 '파시' 부활 기대
"연평도는 남북 공동 조기 바닷길 복원으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2019년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연평도의 어장과 생활 문화에 관한 민속문화 보고서 3권을 최근 발간한 김창일(45)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는 "연평도는 연구했던 어촌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난민과 토착민, 군인이 함께 사는 독특한 인구 구성에서 비롯된 문화와 풍부한 어장이 인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최근 강화도 선두포, 연평도, 인천 공단·산단 등의 주제가 담긴 민속문화 보고서 12권을 발간했다.
민속문화란 기록되지 않은 생활의 관습, 풍속 등 서민사회에서 전승되는 문화다.
김창일 연구사는 지난해 10개월간 연평도에서 거주하며 연구한 민속문화를 '토착민·피난민·군인의 섬 연평도', '조기의 섬에서 꽃게의 섬으로, 연평도', '김재옥·노숙자 부부의 살림살이' 3권에 압축했다.
김 연구사는 이번 연구 중 최초로 조기 간을 하던 '간통'을 발견하기도 했고, 경로당 신축 공사장에서는 '패총(조개무덤)'을 발견해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김 연구사는 "지금은 꽃게의 섬이지만 1968년까지 최대 조기 파시였는데, 이와 관련한 자료는 부족했다"며 "파시 골목에 있는 가옥 100가구를 전수 조사하던 중 창고로 쓰이던 '간통'을 발견하는 등 연구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을 보고서에 기록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월간 딱 2번 '문서 처리'를 위해 뭍으로 나왔다고 한다.
김 연구사는 특히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연평도에 '조기 파시'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차 있다.
김 연구사는 "NLL 구역은 조기가 살기 굉장히 좋은 환경이지만 1960년대 남북한의 개발과 모래 채취, 동력선 개발로 인한 남획 등의 요인으로 조기의 씨가 마르게 된 것"이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치어를 방류하고 조기 산란시기, 북상 경로, 금어기 공동 설정 등의 노력을 하면 연평도는 '조기 떼'를 볼 수 있는 평화의 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일 연구사는 현재 강화도 포구 연구차 강화도에 머물고 있다. 그는 "연평도에서 재밌는 민속 문화가 많이 발굴돼 이례적으로 3권이 나온 만큼 강화 포구 연구 역시 새로운 것들이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