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비슷한 체격과 연령대의 한국인과 서양인을 대상으로 췌장의 크기와 인슐린 분비능을 비교해 당뇨병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췌장의 크기가 영향을 미친다"는 임 교수팀 연구결과가 국제적 과학 저널인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당뇨병·비만·대사 연구지)'에 발표됐다.
임 교수팀은 최첨단의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한국인과 서양인의 췌장 용적(볼륨), 췌장 내 지방 함량을 비교했다.
이와 함께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능과 당대사능을 측정해 췌장의 크기, 지방함량과 인슐린 분비능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 대상은 체격이 유사한 30대 연령의 한국인과 서양인 각 43명을 대상이다.
우선 기본 혈액 검사 결과 공복혈당 및 당화혈색소 수치는 양쪽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며,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모두 그룹 간 차이도 없었다.
그러나 췌장의 용적을 비교한 결과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12.3% 정도 작았다.
오히려 췌장 내 침착된 지방의 양은 서양인에 비해 22.8%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중요한 췌장의 기능에 있어서도 한국인은 췌장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능이 36.5% 정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서양인과 체형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한국인 췌장의 절대적인 크기가 작고,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능이 감소해 결국 당뇨병 발생에 취약해 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임 교수는 "20세 이상의 한국인 10%(400만 명 추산)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며 "서양인에 비하면 식사량이 적고 비만도가 낮음에도, 국내 당뇨병 환자 증가 원인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는 부분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남/김규식기자 sigg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