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는 파트너… 궁극적 목표 같아
직원급여 인상 일하는 자긍심 부여
간호부장 신설등 조직구조 바꿀 것
제14대 가천대 길병원장으로 김양우(65) 전 이대목동병원장이 30일 취임했다.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김 병원장은 '남동 길병원' 초기 멤버 출신이다. 1993년 이대목동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이대목동병원장과 이화의료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외유' 20년 만인 2013년 다시 가천대 길병원으로 돌아왔고 경영원장 등을 거쳐 병원장에 올랐다. 취임식에 앞서 지난 27일 그를 만났다.
병원장 제안을 받을 당시에 대해 김 병원장은 "마음이 무겁고 두려웠다"고 했다.
그는 길병원의 현 상태를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으로 진단했다.
김 병원장은 "이대목동병원장을 하면서 내가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생각해 다시는 보직을 안 맡으려고 했다"면서도 "병원장에 임명되니 여기저기서 '부드럽게 하라'고 말했는데 나는 옳은 것을 추구하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천대 길병원에 새 노조가 들어섰다. 이들은 병원의 '갑질 문화' 등 불합리를 타파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고,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노조를 어떻게 보는가
"노조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노조도 결국 병원 잘 되게 하려고 싸우는 것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노조와 병원이 같다고 본다. 노조는 병원의 파트너다.
노조의 주장 중 사실관계를 따진 뒤 문제가 발견되면 고칠 것이다. 또 노조와 상관없이, 길병원이 다른 병원과 비교할 때 미흡한 부분을 시정하려고 할 것이다."
-무엇이 미흡한가
"아직 병원 전반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주변 대학병원과 비교하면 우리 봉급이 적다. 우리가 이 정도 규모가 됐으면 직원 복지도 중요하다.
이 내용을 이길여 회장님께도 말씀드렸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려면, 노동의 대가를 분명히 받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간호사들의 불만이 심하다. 왜 그런가
"사실 확인 중이다. 문제가 확인되는 대로 조치할 것이다. 간호본부 조직·인사 구조를 바꿀 것이다. 우선 간호본부장 아래 간호부장을 신설해 인사를 냈다.
길병원에 수간호사 80명이 있는데, 이분들이 임기제로 돌아가면서 간부 보직을 맡게 할 것이다. 병원장도 임기 끝나면 환자를 돌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는 간호부원장 자리도 만들 것이다."
-경찰 수사, 의료 사고 등 악재가 최근 유난히 많았다.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경찰 수사가 재판으로 이어져 잘못된 것이 드러나면 인정하고, 응당한 대가를 치르면 된다. 그런데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게 오로지 뇌물을 준 것 때문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근래 R&D, 연구 인력 등에 대한 길병원 투자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길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퍼져 있는 것을 안다.
의료 사고는 절대 있으면 안 된다. 물론 억울한 점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사회에 대한 책임을 더 강구하겠다."
-길병원 직원과 환우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나
"직원들에게는 '적어도 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전하고 싶다. 불만이 사실이면 반드시 개선할 것이고, 그 과정을 직원들이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민과 환우들에게는 '뼈를 깎는 노력'을 약속한다. 우리 병원을 찾는 고객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주겠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