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진 면장1
이주진 면장은 "고향에 면장으로 부임한 것은 가문의 영광이지만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속내를 밝혔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

마을 어르신 이야기로 아버지 추억
30여년 군청 근무 정년 앞두고 귀향
건축실무 노하우 살려 민원 등 노력


"5대 면장을 지낸 선친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내 고향 발전과 주민 화합을 위해 낮은 자세로 섬기겠습니다."

지난 1968년 작고한 선친(이문수 씨)에 이어 지난달 양평군 강하면장으로 부임한 이주진 면장은 고향마을에 21대 면장으로 공직생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강하면 왕창리에서 4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난 이 면장은 8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지만 면장 부임 후 마을을 순회할 때 만나는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면장 아버지'를 마음속에서나마 추억할 수 있었다.

그는 학교 졸업 후 설계회사에 취업해 설계사로 일해왔으나 회사가 어려워져 미래를 고심하던 중 지난 1989년 9월 주위의 권유로 30살 늦은 나이에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군청 건설과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할 초임 시절 인허가 업무 등으로 야근·밤샘 근무가 예사였으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열심히 일을 익혀왔다.

그는 지난 30여년 간 군청 주택관리팀장, 평생학습과장, 생태허가과장 등을 거치고, 정년을 앞둔 남은 공직생활을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된 것에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면장 취임 후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직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 수시로 마을을 돌아보며 민원을 챙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난 이날도 한낮 기온이 39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속에서 그는 노인회에서 준비한 밑반찬을 들고 홀몸노인 11가정을 직접방문하고 전달하며 홀몸 어르신들의 생활을 살피고 돌아왔다.

이 면장은 "정년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지만 고향 발전과 모든 주민이 화합하는 강하면을 만들기 위해 하나씩 챙겨가겠다"며 "출향 인사, 명망 있는 전입주민 등이 지역발전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건축실무와 건설직 공직 경험 등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후학 지도는 물론 건설 민원 컨설팅 등 주민을 위한 유익한 일에 남은 시간을 채워가고 싶다"며 퇴직 후 새로운 인생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 면장 아들도 양평군 지역경제과에 근무하고 있어 3대가 양평군에서 공직을 이어오며 주위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