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이어 회장 맡아 책임 막중
한자지도사·건강교실 등 수업 다양
연세 많은 학생 불편함 없게 도울터
건강한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대한노인회 인천연수구지회와 연수구노인복지관이 운영하는 23기 연수구 노인대학이 27일 입학식을 가졌다.
23기 노인대학 학생 200여 명은 종강일인 12월 14일까지 건강교실, 미술, 서예, 컴퓨터, 어학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입학식을 찾은 노인들은 '황혼'보다 '청춘'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만큼 배움의 열정으로 기운이 넘쳐 보였다.
공경자(74) 23기 학생회장은 "우리는 지금부터"라며 이날 입학식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이경자 연수구 노인대학장이 '시니어'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라고 한다.
공경자 회장은 "지난 학기에 이어 학생회장을 맡아 책임감이 더욱 막중하다"며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 회장은 노인대학 내에서 나이가 많지 않은 편이다.
공 회장은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학생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나기도 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잘 모셔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노인대학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한 마디라도 더 하고, 한 번이라도 더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구 노인대학 커리큘럼은 '한글기초'나 '생활수학' 같은 만학도를 꿈꾸는 노인을 위한 과정도 있고, '한자 지도사'나 '동화 구연 지도사'처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자 하는 노인을 위한 수업도 준비됐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인기가 좋은 수업은 '노래 교실'과 춤, 요가 등을 배우는 '건강 교실'이다. 공 회장은 "학생들이 건강 관련 수업에 제일 관심이 많다"며 "치매 예방 교육은 유용하고,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한 강의에서는 깨우침을 얻기도 한다"고 했다.
공 회장은 연수2동 샘말경로당 노인회장도 맡고 있다. 4년 전 노인대학에 나온 이유도 샘말경로당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공 회장은 "거동이 불편해 노인대학에 나가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있다"며 "내가 노인대학에 나가서 경로당에 있는 어르신들을 손수 가르치겠다는 목표로 노인대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노인대학 학생들 스스로 '인생 100세 시대'라 부르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공 회장은 모범이 되는 노인이 되고 싶단다.
공 회장은 "손주들과 말이 통하고, 모범이 되고, 어른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지금보다 더 깨어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인대학은 깨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도전정신과 열정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