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행차 교통관리 경험… "꿈 이뤘다"
선발대회서 11대1 경쟁률 뚫고 '왕좌'
워킹 교습·효 사상등 준비 철저 성과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입니다."
1776년 조선 국왕으로 즉위한 정조대왕. 대왕은 자신이 뒤주에 갇혀 숨을 거둔 사도세자(1735~1762)의 아들이라는 것을 천명했고 21세기 수원에 '효의 도시'라는 수식어를 선물했다.
55회째 수원화성문화제의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를 앞둔 지난 15일 정조대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이영화(54·경감) 수원중부경찰서 율천파출소장은 참가번호 2번으로 당당히 11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제13대 정조대왕 역할을 차지했다.
이 소장은 "나는 대한민국의 경찰관입니다"라는 일성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부채를 들고 왕의 걸음을 걸으며 선발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정조대왕 선발대회를 앞두고 워킹 교습을 받았다"며 "보여지는 모습 뿐만 아니라 정조대왕의 마음과 효 사상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 영·정조에 대한 책 3권을 구입해 10번씩 읽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에게 능행차 행사는 남다르다. 지난해 수원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장으로 근무하며 정조대왕 능행차 교통관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당시에도 레이밴 선글라스에 교통경찰을 의미하는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행사 참가자들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눈에 띄었다.
가깝고도 먼 곳에서 행사를 지켜본 그에게 정조대왕의 꿈이 싹텄고, 근무시간 외 틈틈이 준비한 끝에 4년 임기의 정조대왕이 됐다.
이 소장은 전남 보성에서 농군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1989년 5월 4일 순경으로 임용돼 옛 수원경찰서에 배치됐다. 이후 수원과 용인 등지에서 근무했고 올해로 공직생활 30년을 맞았다.
수원은 이미 그에겐 제2의 고향이다. 정조대왕의 효 사상도 이 소장에게 스며들었다. 고향에 계시던 어머니를 수원에서 5년 가까이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 추석에는 고향 선산에 모신 부모님을 뵈러 9시간을 달렸다.
이 소장은 "꼬박 하루를 걸려 한양에서 현릉원으로 향했던 정조대왕의 효심을 존경한다"며 "앞으로 전 세계가 수원과 정조대왕의 지극 정성을 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