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행했지만 수사기관에 '미파악 사건'
2010년 부산 살인 모티브 영화로 제작
접견실속 범인과 경찰 '치열한 심리전'
김윤석·주지훈 연기대결 긴장감 더해
■감독 : 김태균
■출연 :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개봉일 : 10월 3일
■범죄,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110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암수살인'이 논란을 딛고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영화화 과정에서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제작사 측이 개봉 전 유족에게 사과를 하면서 소송이 취하됐고 예정대로 개봉했다. 우여곡절 끝에 베일을 벗은 '암수살인'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암수살인은 살인범의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수감된 살인범 태오는 형사 형민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태오의 추가 살인은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사건.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암수살인은 지난 2010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암수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암수범죄는 범죄가 실제로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용의자 신원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를 말한다.

2012년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사건을 접한 김태균 감독이 사건을 보강 취재하고 영화로 제작했다.
김 감독은 "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집념과 열정에 끌렸다.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고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말리지만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며 "무관심이 만들어낸 비극, 사회의 무책임이 무서웠다. 작품을 통해 사건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강렬한 액션신과 추격신, 자극적인 범죄 장면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범죄수사물과 결을 달리한다.
오직 살인범과 형사의 접견, 범죄 과정 입증에 초점을 맞춘다.
대신 접견실에서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형민과 태오가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모습은 극도의 긴장감과 스릴감을 안겨준다.
또한 태오의 자백과 형민의 수사, 속속 발견되는 예상 밖의 증거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러닝타임 내내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과 연기 앙상블은 영화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살인범의 자백을 믿고 유일하게 사건을 쫓는 형사 형민 역은 배우 김윤석이 맡았다.

그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집념으로 완성해냈다.
감옥 안에서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태오는 주지훈이 연기했다.
영화를 위해 삭발, 체중 감량까지 감행한 그는 다양한 표정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사진/(주)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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