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대표 세터 활약 박은서
가고 싶었던 '흥국생명'서 지명
기본기 탁월한 '리베로' 심민지
한국도로공사에서 새로운 도전
'배구 여제' 김연경(엑자시바시 비트라 )과 황연주(수원 현대건설), 김수지(화성 IBK기업은행) 등을 배출한 수원 전산여고는 한국 여자배구의 유망주 산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한국프로배구연맹이 진행한 2018~2019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세터 박은서와 리베로 심민지가 각각 인천 흥국생명과 김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수원전산여고를 이끄는 박기주 감독은 "박은서는 청소년 대표 주전 세터로 활약한 선수기에 배구계에서 유망주로 평가하는 선수다"며 "토스가 거칠긴 해도 프로에서 잘 가다듬는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심민지에 대해서도 박 감독은 "파이팅이 좋은 리베로다. 리베로로서 자세나 기본기가 탁월하고 수련선수로 뽑혔지만 프로에서 꼭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다"고 칭찬했다.
고교 배구 선수들에게 드래프트는 진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실업리그가 있지만 열악하기 때문에 배구를 계속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로팀의 지명을 받아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 유니폼을 입게된 박은서는 흥국생명의 입단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며 흥국생명의 입단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박은서는 "수원 파장초등학교에서 처음 배구를 시작하면서 흥국생명에서 뛰는 것을 꿈꿔왔다. 프로에 그것도 원하는 팀에서 지명을 해주셨기 때문에 이제는 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제가 키가 작은 편이라 점프 연습과 블로킹, 타이밍 연습을 주로 하고 있다"며 "'계속된 실패가 내 성공의 이유'라는 명언을 좋아한다. 잘하려고 하지만 못 할 때도 생긴다. 그럴 때마다 이 명언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배구코트에서만 보낸 두 선수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와 불만을 해소했다.
박은서는 시합을 앞두고 박기주 감독이 전한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답도 안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당시에 선생님이 화가 많이 나셨었다. 그 이후로 웃고 있어도 차갑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있다. 따뜻한 미소를 보여드리겠다.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또 심민지는 "눈물이 많아 남몰래 화장실에서 소리 지르면서 푼 적이 많다"며 "그래도 울면서 해야될 일들은 다 했다. 울면 다 해결되는 게 아닌데 이제 프로에 가는지라 울지도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두 선수는 부모님에게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은서는 "배구를 하면서 후회한 적이 많았는데 친언니가 배구선수 출신이라 조언을 많이 해줬다. 엄마도 뒤에서 잘 받쳐주셔서 감사하다"며 "첫 월급을 받으면 제주도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어 심민지도 "지금까지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과 여행을 가고 싶다. 홍삼이나 비싼 밥도 사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