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의 정신'이다. 태극전사 '신구(新舊)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뉴캐슬)이 리더의 책임감으로 7차례나 한국 축구의 '통곡의 벽'이 됐던 우루과이 격파를 향한 뜨거운 도전에 앞장선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펼친다.
우루과이는 역대 FIFA 월드컵에서 2차례(1930년·1950년) 우승과 함께 4위(1954년·1970년·2010년)도 3차례나 차지한 전통의 강호다. 올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우승팀' 프랑스에 밀려 8강에 머물렀지만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이다.
우루과이는 한국과 악연이 깊다. 한국은 지금까지 우루과이와 7차례 만나 1무 6패로 열세다. 1982년 인도 네루컵에서 2-2로 비긴 이후 내리 6연패 했다.
한국 축구가 역대 원정 월드컵 최초로 16강에 진출했던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태극전사들의 8강 진출을 가로막았던 것도 우루과이였다.
우루과이는 FIFA 랭킹 55위인 한국이 뛰어넘기에는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벤투 감독 취임 이후 두 번째 평가전이었던 지난달 칠레전(FIFA랭킹 12위)에서 0-0으로 비길 만큼 조직력을 쌓고 있어 우루과이와 대결에서도 무너지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루과이전 승리가 더 간절한 선수는 벤투호가 출범하면서 주장완장을 서로 맞바꾼 기성용과 손흥민이다.
기성용는 '벤투호 2기' 25명 가운데 우루과이와 가장 많이 맞섰다. 이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가장 많은 패배를 경험했다는 것과 같다.
2007년 3월 우루과이 평가전에서는 벤치를 지킨 손흥민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년 9월 평가전에서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지만 아쉽게 3패를 경험했다.
'벤투호 캡틴' 손흥민도 2014년 9월 평가전에서 우루과이와 처음 만나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따내지 못했다.
2014년 9월 평가전에는 손흥민과 기성용을 비롯해 김영권(광저우), 이용(전북), 남태희(알두하일)도 뛰면서 패배의 고통을 함께 나눴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4년 만에 '리벤지 매치'가 성사된 만큼 '신구 캡틴' 손흥민과 기성용의 승리 의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대표팀 은퇴를 조심스럽게 고민하는 기성용은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우루과이와 대결이 될 수 있다.
기성용은 "우루과이는 선수 개인 기량 뿐만 아니라 팀 수준도 한 수 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가 밀린다"라며 "상대가 강하더라도 우리는 평가전에서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볼 것이다. 아시안컵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르는 손흥민 역시 "선수들의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구 캡틴'들의 각오만큼이나 벤투 감독도 우루과이를 상대하는 심정이 남다르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는 좋은 팀이지만 그래도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며 "우리의 생각을 더 강하게 하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내가 원하는 색깔의 팀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9월 평가전에 가동한 4-2-3-1 전술을 계속 가동할 예정이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는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석현준(랭스)이 경합하는 가운데 좌우 날개는 손흥민과 황희찬(함부르크)이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9월 코스타리카 평가전에서 골 맛을 봤던 남태희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중원은 기성용-정우영(알사드)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포백은 좌우 풀백에 홍철(수원)과 이용이 배치되고 중앙 수비는 김영권과 김민재(전북)가 나설 공산이 크다. 박주호(울산)가 왼쪽 풀백으로, 장현수(FC도쿄)가 중앙 수비로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골키퍼는 조현우(대구)가 벤투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