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라랜드' 셔젤 감독 동명소설 영화로
'닐 암스트롱' 최초 달착륙 과정 담아내
잔잔한 서사속 1인칭 시점 연출 긴장감
고슬링, 딸·동료 잃은 우주인 고뇌 연기
■감독 : 데이미언 셔젤
■출연 :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개봉일 : 10월 18일
■SF,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41분
영화 '라라랜드'를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신작 '퍼스트맨'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우주로 시선을 돌려 한층 향상된 연출력과 화려한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퍼스트맨은 미국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속에 숨겨졌던 삶의 이야기를 그린다. 암스트롱의 일생을 다룬 동명 원작 소설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생'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는 신비한 우주가 펼쳐지며, 그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존 우주 영화와 궤를 달리한다. 감독은 우주보다 한 인간에게 집중했다.
암스트롱의 테스트 파일럿 활동 당시 모습부터 달에 착륙하기까지 과정을 시간순으로 그린다. 이 모든 장면에 감독은 암스트롱의 감정을 담아냈다.

세상을 떠난 어린 딸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고통과 함께 일하는 동료를 잃은 슬픔, 가족에게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우주인으로서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인간 최초 달 상륙이라는 수식어 뒤에 숨겨진 한 인간으로서의 암스트롱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또한, 감독은 잔잔한 서사에 우주에서 발생한 위험한 상황들을 곳곳에 배치해 긴장감도 놓치지 않았다. 좁은 우주선 안에서 느끼는 엄청난 흔들림, 지구 궤도 우주선 도킹 후 발생한 고장 사고 등은 당시의 긴박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감독은 암스트롱이 우주선 조종석에 앉는 신들을 1인칭 시점으로 연출했는데, 마치 직접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 영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달 착륙 신이다. 수많은 위험과 동료의 희생 끝에 달에 도착한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고요한 적막이 객석을 메운다.

이 신은 65㎜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해 실제 달의 모습과 비슷하게 구현해냈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우주와 달 표면의 모습, 달에서 바라보는 푸른빛의 지구는 경이롭다.
이와 함께 암스트롱의 "이것은 한 인간에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대사가 울려 퍼져 뭉클함이 몰려온다.
절제된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닐 암스트롱 역은 감독과 라라랜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다양한 감정을 담은 눈빛 연기를 펼치며 자신만의 색깔로 닐 암스트롱을 완성했다.
닐 암스트롱 아내 재닛 암스트롱 역은 클레어 포이가 연기했다.
우주로 떠난 남편으로 인해 늘 불안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남편의 조력자 역할을 해내는 모습에서 강인함이 느껴진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UPI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