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기자회견·발표, 서울 우선
주민대상 홍보행사 걸음마 수준
경쟁팀 NC·SK와 상반된 행보
프로야구 수원 KT는 창단부터 2016년까지는 연고지인 수원시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룹 정책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많았다.
2013년 11월 야구단 심벌 및 엠블럼, 유니폼 등 BI(Brand Identity) 행사를 서울에서 열어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을 샀다.
'KT WIZ'라는 구단 이름을 발표하는 행사를 KT스포츠는 연고지역에 알리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KT그룹 홍보를 위해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진행했다.
당시 엠블럼에 연고지인 수원시를 강조해 지역 밀착형 구단이 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연고지역은 배제됐었다.
KT는 초대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을 서울에서 진행하려고 하다 논란이 일자 수원으로 장소를 옮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 연고지와 전혀 관련 없는 성남 판교를 비롯해 경기 북부 지역에서 구단 홍보 행사를 진행해 수원 시민들로부터 연고지역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군에 데뷔한 이후에도 KT는 모든 프로팀들이 진행하고 있는 지역밀착마케팅을 지역 초중 엘리트야구와 리틀야구 용품지원, 소외계층에 대한 야구관람 사업 등에 국한해 왔다.
그나마 지난해 임종택 단장 부임 이후 지역과 끈끈한 관계를 맺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 명예대사 위촉, 시구시타 초청 행사 진행 등 변화가 시작됐다.
KT의 지역밀착마케팅이 눈총을 받는 건 앞서 창단한 NC가 창원시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KT가 불특정 다수를 위한 마케팅을 펼친다면 NC는 어린이와 청소년층을 공략 계층으로 선정하고 집중하고 있다.
NC의 '꿈꾸는 공룡' 프로젝트는 물품 지원을 넘어서 구단 직원이 경남 지역의 학교들을 찾아가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강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남지역 및 연고지역을 찾아가 티볼 교육 및 응원 교육을 진행하는 '손민한과 놀자'와 '랠리 다이노스와 놀자'는 지역 사회에 NC구단을 알리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창단 당시 경쟁팀으로 꼽았던 SK에 비하면 KT의 지역밀착마케팅은 초라하다.
SK는 2016년부터 '희망 더하기 캠페인'을 진행해 오며 실종 아동 찾기, 입양대기 아동 새가족 찾기 등 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왔다.
이번시즌은 소아암 어린이 돕기 캠페인으로 설정하고 힐만 감독과 김광현 선수가 소아암 환아를 위해 모발 기부를 실시한 이벤트를 비롯해 선수들이 참여하는 헌혈 행사, 힐만 감독의 인하대병원 소아병동 방문 등 2018시즌 내내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역 야구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과 관련 없는 인물들이 단장으로 오다 보니 지역 밀착마케팅에는 관심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지역 출신 인사가 단장으로 오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지역 정서를 아는 인물들이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구상해 추진해야 KT가 수원 구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