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철이 갓 부임한 시골학교서 여고생이 사라지는데…
자신만의 캐릭터 마동석, 눈빛·감정연기 김새론 '무난'
권력·무관심 '뻔한 스토리 스릴러' 반전 없어 아쉬움
■감독 : 임진순
■출연 : 마동석, 김새론, 이상엽, 진선규, 장광, 신세휘
■개봉일 : 11월 7일
■액션, 스릴러 /15세 이상 관람가 /99분
마동석표 스릴러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마동석의 연기는 무난했으나, 이야기 전개는 너무 뻔하다.
빠듯한 일상과 빠른 변화에 내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현대 사회와 권력을 이용해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힘없는 자를 짓누르는 정치 세력의 모습을 그려낸 과정이 특별할 것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런 소재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너무 자주 접했기 때문에 큰 반전이 없는 한, 기억에 남기가 어렵다. 안타깝게도 이번 영화는 그런 한방이 없다.

임진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기간제 체육교사 기철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아가는 이야기다.
영화 속 배경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시골 하면 보통 푸근하고 정 많은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이곳의 이미지는 '무관심' 그 자체다.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다. 실종신고에도 경찰은 알아서 하겠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학교에서는 걱정은커녕 가출 청소년이라는 낙인을 찍은 채 찾을 생각도 않는다.
시골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은 '저게 말이 되나' 싶을만큼 숨 막히는 답답함을 안긴다.
이런 마을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은 오직 두 사람뿐이다.

실종 여고생의 친구 유진과 기간제 교사 기철이다.
이 영화 곳곳에서 유진은 사건을 외면하는 어른들의 행동에 일침을 날리는데, 이미 많은 영화 속에서 본 익숙한 상황과 대사 탓인지 묵직한 울림을 안기지 않는다.
기철 역시 마찬가지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복싱협회에서 잘린 후 시골 마을로 향하게 된 기철이 자신의 생계를 위해 조용하게 살자고 결심하지만, 결국 유진을 외면하지 못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관객이 예상한대로 흘러가 지루하다.
또 뻔한 전개에 강력한 한 방을 안겨줄 거라 기대했던 기간제 미술교사 지성의 정체는 너무 빨리 밝혀져 허무하다. 관객에게 유일하게 긴장감을 안겨주는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배우들은 부족함 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했다.
기철 역을 맡은 마동석은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굵직한 팔뚝과 험한 인상을 하고 있지만, 강한 여고생들 앞에서는 기도 못 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 그는 맨주먹으로 조폭과 싸우고, 건물을 부수는 등 화려한 액션신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진 역을 맡은 김새론은 흠잡을 데 없이 주어진 역할을 다했다.
다양한 눈빛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연기 내공을 발휘한다. 지성 역의 이상엽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의뭉스럽고 불편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