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째 '가장 신경쓰는 행사' 분주
모든 일 '원칙대로 처리' 불신 차단
'1가정 1자녀 더 갖기'등 모두 애착
"지역사회의 어려운 곳·그늘진 곳을 찾아 새마을 정신으로 밝고 환하게 밝히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양평군새마을회 전영희 사무국장은 2008년 경기도새마을회가 시행한 사무국장 공채에 합격한 이후 회원 5천900여명에 달하는 양평군새마을회의 살림을 꾸려오고 있다.
요즘 전 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알뜰장터 준비로 분주하다. 해마다 가을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새마을지회에서 28년째 해오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준비중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뼈아픈 기억이 있는 행사로 이를 삭이느라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
그는 몇 년 전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사용할 고춧가루 값을 2중으로 지원받아 횡령했다는 고발로 경찰·검찰 조사는 물론 가택수색까지 당하는 일을 겪었다. 수사 결과 그의 결백함이 밝혀졌지만 문득문득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가 가장 신경 써 준비하는 행사가 바로 '사랑의 김장 담그기'다. 매년 배추 1만여 포기 김장을 담갔지만 오는 7일과 8일 열릴 올해 행사에는 8천여 포기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새마을지도자 등과 함께 휴경지에 배추를 심고 거름을 주면서 가꾼 3천여 포기에다 5천여 포기는 계약재배로 물량을 확보했다.
전 국장은 "회원들이 팔 걷어붙이고 열심히 도와줘 고마울 따름"이라며 "홀몸 어르신과 시설에 있는 이웃들이 맛있게 드실 것을 생각하면 준비하느라 고생했던 힘겨움도 잊고 가슴 가득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마을회가 진행하는 1가정 1자녀 더 갖기 운동, 읍·면별 1하천 가꾸기, 재활용 자원 모으기 경진, 도로변·마을길 청소, 외래종 풀 제거작업, 지도자 수련 대회 등 많은 행사 프로그램을 짜고 실행하느라 정신없지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넘기지 않고 있다.
전 사무국장은 모든 업무를 원칙대로 꼼꼼히 챙기면서 자칫 생길 수 있는 불신을 미리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도자·회원들이 함께 이웃을 챙기고 함께 마을을 가꾸는 일을 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믿고 정이 넘치는 지역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