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내동초 내부 80m 첫 작품
협업 쉽지 않았지만 매력있는 작업
"적은 비용으로 지역사회에 큰기여"
지난달 말 계원예대 옆길 벽면에 90m에 달하는 벽화가 완성됐다. 하얀 바탕 위에 사람과 동물들이 제각각인 채로 어우러진 모습이 재미있다.
벽화를 그린 사람들은 계원예술대학교 순수미술과 서정국 교수와 '계벽동(계원예술대학교 벽화 동아리)' 회원들, 중고생으로 구성된 벽화 동아리인 '행복을 그리는 사람들'이다.
서 교수는 계원예대가 개교한 다음 해인 1994년부터 재직하며 꾸준히 개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가 작품활동의 일환으로 벽화그리기를 시작한 것은 계벽동이 결성된 2015년이다.
내동초등학교 내부 담벼락 80m가 첫 번째 화폭이다. 서 교수는 "10년쯤 창의성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교육에 벽화그리기를 더해 내동초 학생들과 학부모가 같이 벽화를 그렸다. 그동안 해온 개인 작업과는 또 다른 묘한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까지 4년 동안 의왕시 내 벽화 17점을 완성했고 안양에도 10여 곳에서 작업을했다. 2016년 진행한 과천 서울랜드 동물원 벽화그리기는 1년에 걸친 대형·장기 프로젝트였다.
그는 "직원들 50명이 봉사활동으로 참여를 했다. 의뢰기관의 주문에 맞는 도안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저와 학생들 모두 성장하는 기회였다"며 "거칠고 텅 빈 벽이 막막해 보여도 다 같이 작업하면서 완성의 의미를 알게된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밀려드는 벽화 의뢰를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올해 모든 주말을 벽화 작업으로 보낸 서 교수는 단풍구경 한번을 못했다고 푸념하면서도 벽화의 매력을 여럿 소개했다.
서 교수는 "작업하기에는 참 힘들지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학교를 졸업하고 벽화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학생도 있고 직접 그린 그림을 보며 학교를 다닐 아이들을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웃어보였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