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발판 삼아 내년 시즌 '제2의 왕조' 재건을 꿈꾸고 있다.
가장 중요한 첫발을 잘 뗐다.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1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인 두산을 상대로 승리했다. 흔히, 야구를 '확률 싸움'이라고 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3.5%(총 34회 중 25회)에 이른다. SK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반면,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85.1%(총 27회 중 23차례)에 달한다. 이렇게 보면 확률상 두산이 우세하다.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2008년 이후 꼭 10년 만이다.
10년 전 SK는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역전 우승을 일군 짜릿한 기억이 있다.
2007년 정규리그 1위로 올라온 SK는 두산에 1·2차전을 패한 뒤 4연승을 거두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듬해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K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나 1차전만 내주고 내리 이겨 이른바 '왕조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두 팀이 정반대의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점이 흥미롭다.
2007·2008년 우승 당시 주역인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김강민, 박정권, 최정 등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강민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MVP를 받았고,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박정권은 4일 한국시리즈 1차전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국 야구사에 남을 명승부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 2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3-4 역전패를 당할 위기로 내몰린 연장 10회 말 김강민의 동점 솔로 홈런에 이어, 한동민이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는 명장면을 남겼다.
'홈런 군단' SK는 정규리그에서 두산을 상대로 홈런 28개를 쳐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홈런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 넥센도 SK의 홈런 앞에 무너졌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첫 승부도 홈런 2방이 갈랐다. 2차전에선 4회 말 두산에 투런 홈런 일격을 당하기도 했다.
이제 인천 문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SK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7~9일 두산과 3~5차전을 펼친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