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교회, 2007년 경안시장에 개소
한글·영어교육·의료·이발 등 봉사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 섬김실천
십 년 넘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쉼터가 될 공간을 마련하고, 한글을 가르쳐주고 건강도 돌봐주고, 심지어 이발까지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누구에게 과시하거나 드러내기 위함이 아닌 진정 이 사회에 필요한 한줄기 빛이 되고자 역할을 해내는 이들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에 소재한 '서문선교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는 서문교회(담임목사·한진환) 사람들이다.
주말의 광주 경안시장 부근은 서울 명동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외국인과 마주치게 된다. 대부분 광주나 인근 지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쇼핑도 하고 문화생활도 즐기며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돈을 벌고자 낯선 한국에 온 이들에겐 천원 한 장 쓰는 것도 녹록지 않다. 맘 편히 모여 얘기할 장소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서문선교센터는 경기 광주에 이런 공간이 많지 않음을 헤아려 서문교회 측에서 지난 2007년 경안시장 중심지에 문을 열었다. 2개 층을 임대해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고, 매주 일요일이면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미얀마인들이 많이 찾아와 동남아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곳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글도 배우고 서로 교류도 하며 타지생활의 고달픔을 달랜다.
병원 한번 가기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해 서문교회 성도 중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재능을 기부해 한방·양방, 치과 진료를 해주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영어수업, 율동, 그림그리기, 야외활동을 비롯해 방과후교실까지 운영하고 있다. 주말이면 100명 가까이 이곳을 찾아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매주 30여 명의 성도들이 봉사활동(정기적으로 70명 참여)을 펼치고 있으며 한유민 선교사(방글라데시)와 후엔 목사(베트남)가 전담 사역자로 참여하고 있다.
한진환 담임목사는 "과거 우리나라도 60년대 빈곤에 허덕이며 광부들과 간호사들을 독일로 송출했던 적이 있다.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흘렸던 땀과 눈물을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며 "광주 서문선교센터는 마치 하나님께서 '너희들도 이역만리 타향에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눈물 흘렸던 그 시절을 잊지 말고 외국인 나그네들을 마음 다해 돌아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를 실천하는 섬김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센터안의 분위기는 봉사자와 외국인노동자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섬기는 밝은 기운과 함께 편안함이 느껴졌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