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역투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5회말 SK 선발 투수 메릴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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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전에 둔 인천 SK와 벼랑 끝에 선 두산은 시합 전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12일 오후 4시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둔 서울 잠실구장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 국내 각종 매체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기자석은 이미 만석이었다. KBO 관계자는 잇달아 도착하는 취재진의 자리를 추가로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 남긴 SK는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코너에 몰린 두산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토종 에이스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리며 배수진을 쳤다.

잠실구장 전광판 옆에 설치된 '두산은 지금 내일을 준비합니다'라는 두산 그룹의 대형 광고판 카피가 의미심장하게 와 닿았다. 두산이 이날 기필코 승리를 거둬 13일 최종 7차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시합 전 SK와 두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몸을 풀 때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리 경기장에 나와 훈련하던 두산 타자들의 연습 타구가 외야 쪽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SK 선수들을 향하는 아찔한 광경도 여러 번 연출됐다. 급기야 SK의 한 선수는 타석에 있던 두산 선수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조심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타구를 날린 두산 선수는 머쓱해 하며 타석을 벗어났다.

KBO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입장권 2만5천장이 모두 팔려 매진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매 경기에서 열띤 응원으로 치열한 장외전을 펼쳐온 SK와 두산의 팬들도 속속 입장하며 잠실구장 분위기를 달궜다.

잠실/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