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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여섯 곡 전곡 초연이라는 자칫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완성한 경기도립국악단. /경기도국립국악단 제공

전 세계 작곡가에 '창작곡' 공모
여섯 곡 전곡 초연, 새로운 도전
하와이대 교수의 가야금 협주등
韓전통음악 '완성도+특색' 무대
도립국악단 '저력 확인'도 성과


현경채(사진) (1)
음악평론가 현경채
경기도립국악단은 지난 1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여섯 곡 전곡 초연이라는 자칫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완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 작곡가를 대상으로 국악관현악 창작곡 공모를 진행하는 획기적인 아이디로 진행되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경기도립국악단은 선정된 여섯 곡을 하나씩 차분히 초연했다.

2시간을 초집중 연주를 끝낸 연주 단원들은 발그레한 볼과 흥분된 표정으로 빙그레 웃었고, 함께한 동지들만이 느끼는 행복한 기운이 객석으로도 전해졌다.

힘든 고비는 뿌듯한 성취감을 선사한다는 불변의 이치를 확인했다.

이번 음악회의 성과는 크게 둘이다. 먼저 K-POP, K-드라마가 중심이 되는 소비중심의 한류 열풍이 예술 음악으로, 특히 한국전통음악 관현악 음악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이번 사업으로 세계의 작곡가들이 한국전통음악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음악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조만간 서양 현대음악계에도 한국음악의 미학과 매력이 소개될 전초전이 되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초연된 여섯 곡의 음악이 모두 특색이 있어서 좋았던 음악회이다.

하와이대학교 교수인 작곡가 Donald Womack(도널드 워맥)과 Thomas Osborne(토마스 오스본)의 한국음악 사랑은 고스란히 음악 속에 담겨있었다.

토마스 오스본의 거문고 협주곡 '환생'은 거문고를 사랑하는 작곡가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논리적인 점층적 구조의 관현악 속에서 넘나드는 거문고 연주자 허익수(추계예대 교수)의 연주가 압권이었다.

한국 사람보다 한국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은 해외 작곡가 도널드 워맥의 가야금 협주곡 '무노리(Mu Nori)'는 한국의 무속 장단과 에너지를 극대화한 작품으로, 응집된 장단과 에너지의 폭발을 국악관현악과 가야금으로 실현하였다.

가야금 연주자 정길선의 작고 가녀린 왼손은 다소 과하다 싶게 강한 농현으로 모든 음을 장식하였다. 가야금의 독보적인 매력인 농현을 자신의 작품에서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다.

Song yang(송양)의 중국 고쟁 협주곡 '리플리(Ripple &逸)'는 협연자 Liying Peng의 화려한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관현악을 능숙하게 다루는 젊은 작곡가의 노련함에 탄복했다.

한국의 아리랑과 사물놀이, 그리고 산조의 선율과 중국의 민요 가락이 2중으로 교차되어 나타나는 이 음악은 한발 떨어져 관조적으로 해석한 점이 흥미로웠다.

작곡가 라재혁의 '바다는 검고, 파도는 희다'는 마치 현대 미술관의 설치미술과 음악을 만나는 전혀 새로운 음악기법을 보여준 작품이다.

연기와 노래를 전공한 소솔이가 소리와 퍼포먼스로 무대 위에서 국악관현악의 미니멀한 음악과 어우러졌고, 작곡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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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송정의 개량 퉁소와 개량대금 협주곡 '종횡'은 함경도 북청사자놀이의 음악과 청성자진한잎 선율로 낯선 현대음악에 익숙함으로 숨통을 트이게 한 곡이다.

협연자 최민의 개량대금은 한국의 대나무 대금을 북한에 보내서 북한의 기술로 여러 개의 건반을 달아 완성된 악기이다.

대금 연주자 유경은의 협연으로 연주된 김대성 작곡의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해원'은 대금연주 기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음악이다.

이번 경기도립국악단 국제음악작품공모 콘서트는 국제적인 수준의 작품이 발굴되었고, 경기도립국악단의 저력을 확인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이다.

/음악평론가 현경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