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문화촌
남양주시가 몽골문화촌의 민속·마상공연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몽골 문화촌 민속 공연 모습. /남양주시 제공

울란바토르시 우호 2000년 신설
경영난에 전시·체험시설만 남겨

이영환 시의원 "수도권 명소화"
한인회·국내유학생 반대운동 등
정치권·시민들 유지목소리 커져


남양주시가 폐쇄 위기(9월 11일자 6면 보도)에 몰린 몽골문화촌의 민속·마상공연을 결국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일의 몽골 민속 예술 상설 공연장에서 18년간 이어온 민속·마상 공연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27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몽골문화촌 공연을 없애고 전시·체험시설만 남기기로 했다.

몽골문화촌은 지난 2000년 4월 수동면 6만2천479㎡에 문 열었다. 1998년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우호 협력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007년에는 몽골 대통령 부인이 방문해 기념 나무를 심기도 했다.

몽골문화촌에서는 민속 예술과 마상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민속 예술은 몽골 전통악기 연주와 허미(몽골 민족의 독특한 발성법), 무용, 기예, 전통 의상 쇼 등으로 구성된다. 마상공연에서는 활쏘기, 고공 서커스, 마상 기술, 춤추는 말 등을 선보인다.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전통 의상, 악기, 생활용품 등 전시품 800여점을 관람하고 몽골전통가옥인 '게르'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시는 매년 말 몽골에서 공연단원 30여명을 선발한 뒤 이듬해 3월부터 공연해 왔다.

그러나 계속되는 적자에 결국 공연 폐지 등 운영 축소를 선택했다.

시 관계자는 "인건비 등 운영비로 매년 12억원 가량 투입하는데도 관람료와 주차료 등 수입은 예산 대비 17∼20%에 불과하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울란바토르 시장은 지난 9월 남양주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폐지를 우려했다. 몽골 내 한인회와 국내 몽골 유학생들도 반대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내부에서도 "공공기관에서 수익률을 따지면 공익을 위해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남양주시의회 이영환(자치행정위원회)의원도 지난 20일 열린 제256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몽골문화촌을 수도권 관광명소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을 집행부에 주문하는등 몽골문화촌의 수도권 명소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그동안 몽골문화촌은 개장 이래 수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접근성이 떨어진 곳에서 몽골의 문화와 예술을 시민들께 전하며 지금까지 이어왔고, 이제 몽골문화촌은 새로운 시대의 길목에 접어들었다"며 "군도387호선 확장, 국지도 98호선 개통, 화도∼포천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면 몽골문화촌은 명실상부한 남양주의 랜드마크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몽골의 독특한 문화와 예술로 우리 시민들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고 몽골과 외교적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며 남양주시가 문화와 예술의 도시란 이미지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