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물론 구단·팬과 대화 강조
동계훈련서 팀 파악 후 시즌 구상
지난 29일 프로축구 FC안양의 제5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형열 감독의 꿈은 안양이 국내를 넘어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김 감독은 "안양시민, 서포터스와 함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를 함께 즐기는 모습을 꿈꾼다. ACL에 올라가 서포터스와 함께 외국에 나가 경기를 응원하는 상상을해본 적 있다. 꿈이 아닌 현실로 꼭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양의 구단주인 최대호 시장은 지난 2013시즌 구단을 창단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당시 이우형 감독을 제1대 감독으로 선임하고 당장 성적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 3여년의 긴 시간을 보장한 바 있다.
축구라는 종목이 단시간에 좋은 성적을 내긴 감독의 입장에서 쉽지 않고 단시간에 성적을 내려 하면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많은 종목이다.
김 감독은 안양중과 안양공고를 나온 안양 출신 축구인이기에 지역 축구에 대한 애정이 많은 만큼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김 감독은 "3일에 첫 출근을 하는데 담당자에게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제일 먼저 받을 생각이다"며 "축구를 배운 곳에서 가르친다는 것이 기쁘지만 엄청나게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 시장님에게도 승리를 만끽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우선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정하고 싶은데 이뤄질 수 없는 공약보다는 동계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을 파악한 후 현실적으로 어느 선까지 올라갈 것인지 구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KB국민은행 축구단에서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이듬해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4년 전북 현대의 수석코치와 2007년 성남 일화의 코치로서 총 두 차례 ACL 4강에 진출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2010년 중국 허난 젠예의 수석코치를 역임한 그는 2012년 강원FC의 수석코치를 거쳐 2015년부터는 가톨릭관동대 감독으로 대학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김 감독은 "내가 먼저 소통과 관계,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선수들이 몸이 좋은지 안 좋은지와 가정사까지 알아야 한다. 못 한다고 지적 할 게 아니라 잘 살펴봐야 한다"며 "구단과도 마찬가지고 서포터스하고도 대화를 통해 소통을 해야한다. 승리를 위한 전술은 이외의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3세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계신 김학범 감독과 오랜시간 함께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김 감독님을 비롯해 앞서 함께했던 지도자들의 장점을 잘 녹여내고 싶다.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을 잘해서 유연하게 선수를 투입하고 배치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지금 안양의 축구가 소외되고 있는데 옛날처럼 축구 도시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시민들이 환호성 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