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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화재 전문가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투알 개선문에서 전날 '노란 조끼' 시위대가 쓴 낙서 '마크롱 퇴진'을 지우는 작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샹젤리제 거리 등 파리 중심가에서 벌어진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불관용'을 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일 오전(현지시간)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경찰관과 소방대를 격려한 뒤 총리·내무장관 등을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은 내무장관에게는 향후 추가 폭력시위에 대비해 주요 도시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에게는 야당 지도자들과 '노란 조끼' 대표단과 회동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비상대책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시위로 파리에서만 287명이 연행되고, 110명이 다쳤으며, 과격 시위대의 방화로 190여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6개 건물이 불탔다.

프랑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 일부 극우세력과 극좌세력이 끼어들어 폭력시위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 중이다.

파리 외에도 프랑스 곳곳에서 유류세 인하와 고유가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노란 조끼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모두 7만5천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파리 외의 다른 곳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파리의 상징 중 하나인 개선문에는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 '우리가 깨어나고 있다', '마크롱 퇴진' 등의 낙서로 얼룩져 문화재 전문가들까지 나서서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차에 있던 소총이 도난당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이 총에 실탄이 장전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노란 조끼'라는 집회의 별칭은 운전자가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일부 극우·극좌성향 폭력집단이 시위대에 섞여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프랑스 시민들로,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 고유가 정책과 경제 불평등 심화에 항의하며 한 달 전부터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돼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