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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로 출발하기 위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포스트 11·6 중간선거' 새판짜기 작업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연말에 떠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후임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동안 교체설이 제기돼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수일 내에 결국 물러나게 될 것이라 보도도 나와 트럼프 행정부 진용을 재정비하는 '도미노 개각·개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트 11·6' 개각과 백악관 개편은 중간선거 전부터 어느 정도 예고돼온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중간선거 하루 전인 지난달 5일 기자들에게 "일반적으로 행정부는 중간선거 후 변화를 가한다. 아마도 우리 또한 그런 범주일 것"이라며 일부 장관과 백악관 비서관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그것은 매우 관례적인 것이다.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7일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지휘에 대한 '셀프 제척'으로 '눈엣가시'로 여겨오던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 물갈이의 칼을 뽑아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 후속 인사가 잇따르지 않으면서 개각 및 참모진 개편 시기 및 그 폭에 관심이 쏠려 왔다.

현재 행정부 내에서는 교체 대상으로 먼저 이민정책 수장인 커스텐 넬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측근인 그는 이민정책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충분하지 않다"는 등의 공개적 질책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백악관 집무동(웨스트윙)에서 그의 재임 실적을 놓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켈리 비서실장이 '한판' 붙기도 했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닐슨 장관을 문제 삼은 볼턴 보좌관 편을 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지 위법 거래 의혹으로 내무부의 내부감찰과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도 거취가 불안하다는 얘기가 그동안 나돌았었다. 환경보호청(EPA)의 경우도 스콧 프루이트 전 청장이 부정부패 의혹으로 지난 7월 불명예 퇴진해 이번 개각 때 새 청장을 인선해야 할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그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 생각한다.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언급해 한때 경질설이 파다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흐름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백악관 내에서는 켈리 비서실장이 '교체 0순위'로 꼽힌다.

CNN은 이날 켈리 비서실장이 수일 내에 사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후임을 놓고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낙마'가 현실화할 경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30대의 닉 에이어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CNN은 전했다. 에이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측면지원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퇴출'을 공개적으로 요청, 물러난 미라 리카르델 전 관 NSC 부보좌관 후임도 물색해야 한다. 매파로 알려진 리카르델 전 부보좌관은 볼턴 보좌관이 발탁했던 인사로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불화에 휩싸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우에 따라 전반적인 NSC 재편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포스트 11·6 새판짜기'는 내년초 첫 임기 집권 후반기를 맞아 국정운영 동력을 다잡고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친정체제 강화 쪽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무게 있게 제기돼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선을 공식 발표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 지명자의 경우 지난달 30일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재직 시절 법무장관을 한차례 지낸 뒤 재등판하는 케이스로, 보수 성향의 법조인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선 작업이 본격화할 때까지 바 지명자를 잘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지만,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 구성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등 친(親)트럼프 성향을 보인 바 있어 그의 발탁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특검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국무부의 '입'으로 활약한 나워트 지명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 전 장관 시절 기용됐지만 정작 틸러슨 시절에는 '아웃사이더'로 소외되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폼페이오 장관 취임 후 국무부내 핵심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신임이 두텁고 그의 방북에도 동행하는 등 폼페이오 장관의 '측근'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한때 백악관 신임 대변인 후보로도 하마평에 오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신(新) 이너서클'에 발을 담갔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