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한 신기술을 헐값에 민간기업에 이전, 특혜를 안겨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본보 25일자 1면 보도) 자체 육성한 신품종도 민간기업에 불법 분양하고 독점권을 인정해 기업의 배만 불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농진청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정장선(한·평택을)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진청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교배시험과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선발한 사과신품종 '선홍'을 지난 2001년 2월 3개 업체가 참여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경북의 D농원에 분양했다.
농진청은 또 선홍 묘목 50그루를 4천500만원에 낙찰받은 D농원에 2001년 말부터 올해말까지 만 2년동안 묘목판매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
그러나 농진청은 지난 2001년 2월 선홍에 대한 품종보호출원을 신청, 관련법에 따라 종자관리소에서 2~3년간 재배시험을 거쳐 신품종 등록후 분양을 해야하는데도 신품종 등록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선홍을 불법 조기분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진청으로부터 묘목을 분양받은 D농원은 묘목의 독점판매권을 무등록업체인 K농원에 매각하고 K농원은 평균 5천~9천원하는 일반사과묘목의 2~5배에 달하는 2만원을 받고 선홍묘목을 판매, 막대한 차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K농원은 지난 한 해 동안 겨우 7천그루만을 판매했다고 신고했으나 올해 실사결과 K농원은 28억원에 상당하는 14만그루의 묘목을 재배하고 있었다”며 “결국 농진청이 막대한 국가예산을 들여 육성한 신품종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업체의 배만 불린 꼴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선홍은 당도가 높고 선홍색으로 착색이 잘되며 맛이 좋고 과즙이 풍부해 시험품종때부터 농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농촌진흥청,사과 신품종도 헐값분양
입력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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