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2위, 팟츠 '득점력' 효과
인삼공사, 에드워즈 적극성 아쉬워

프로농구 경인지역 3개팀 즉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우선 오리온과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들은 KBL에 진출한 다른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팀 색깔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선 오리온의 데릴 먼로의 경우 경기를 읽는 눈이 있다. 동료들 중 슛이 누가 잘 들어가는지 알고 거기에 빼 주기도 하고, 자신이 득점을 하려고 할때는 누구를 이용해서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알고 플레이를 한다.
자신이 뭘해야할지 잘 아는 선수다. 상대를 압도하는 개인기는 아니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선수다. 오리온 처럼 뛰어난 포인트가드가 없어서 여러 선수가 상황에 따라 볼배급을 맡아줘야 하는 팀에서는 필요한 선수다.
오리온이 먼로가 부상으로 빠져 있을때는 연패를 했지만 복귀 후에는 팀이 안정을 찾고 중위권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먼로가 이런 역할을 잘 하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17일 현재 9승14패로 원주 DB와 함께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6위인 전주 KCC(10승12패)와의 승차가 1.5경기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중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오리온은 최진수와 허일영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6위까지 올라선 상태에서 다음달 국가대표 포워드인 이승현이 군에서 제대해 복귀한다면 중위권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골밑 플레이를 잘하는 이승현, 그리고 농구를 아는 먼로가 함께 뛴다면 오리온은 다른 팀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팀이 된다.
전자랜드가 정규리그 2위를 달릴 수 있는 건 기디 팟츠와 머피 할로웨이가 팀에 잘 녹아 들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이나, 경기 중 팟츠와 할로웨이는 국내 선수들과 즐겁게 대화한다. 두 선수는 국내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허슬 플레이를 언제든 보여준다. 팟츠의 경우 기복이 있지만 전자랜드 선수들은 팟츠의 득점력이 폭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 준다.
할로웨이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시즌 개막때와 같은 상대 외국인선수를 제압하는 위력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팀에서 필요로 하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 골밑을 든든히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삼공사는 A매치 브레이크 기간 동안 외국인선수를 레이션 테리와 저스틴 에드워즈로 교체했다. 테리는 지난시즌 모비스에 있을때보다 기량이 향상된거 같다.
국가대표 센터 오세근이 든든히 골밑을 지켜 줄때와 없을때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고 팀의 중심 역할을 잘 수행해 주고 있다.
반면 에드워즈는 외국인선수 같지 않은 착한 농구를 한다. 전주 KCC의 마퀴스 피그 처럼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에드워즈는 얌전하게 플레이를 한다.
사실 인삼공사는 두 선수가 얼마나 팀에서 역할을 해주느냐도 중요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지훈과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변준형이 팀에 녹아 들어가주느냐도 중요하다.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와 국내선수 4명이 기존에 있는 선수들과 잘 맞춰갈 수 있을때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물론 지금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팬들이 기대하는 인삼공사라는 명성에 맞는 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잘 맞아 들어가는게 필요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상명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