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은 차량'이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태풍이나 장마때 물에 잠겼던 차량들이 일부 중고차 매매상들을 통해 '멀쩡한' 차량인것 처럼 버젓이 거래돼 멋모르고 산 구입자들의 대형교통사고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수원에 사는 최모(56)씨는 지난 6월 수원의 모 자동차매매상사에서 940만원을 주고 출고된지 2년된 현대 EF쏘나타 승용차를 샀다.
외관이 깨끗하고 내부상태도 멀정해 내심 '싸게 잘 샀다'고 여긴 최씨의 생각은 불과 3일만에 도로에서 갑자기 차 시동이 꺼지면서 분노로 변했다. 최씨 차량을 정밀 진단한 직영정비업소의 결론은 바로 '침수'.
곧바로 중고차 판매업자에 항의를 해봤지만 차량 인도시 이상이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최근 한달동안 전국주부교실 경기도지부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최씨처럼 침수된 사실을 모르고 중고차를 샀다가 잦은 고장으로 사고위험을 호소한 경우가 4건이나 접수됐다.
침수차량의 경우 구입후 며칠이내에 이상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길게는 1년 뒤에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도로를 달리는 '물먹은 차량'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태풍 매미로 1만여대의 차량이 침수됐던 마산지역에 '쓸만한' 차량 물색을 위해 수도권지역 중고차매매상들이 대거 몰렸던 것으로 알려져 상당수 물먹은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나온것으로 추정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번 침수된 차량은 잔 고장이 많고 특히 컴퓨터 제어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돌발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전문가가 아니고는 중고차를 살 때 침수여부를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인터넷 중고차 매매업자는 “침수된 차량을 구입해 일부 고친 후 비피해가 없었던 다른 지역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간 거래보다는 평소 잘 아는 믿을 수 있는 중고차 매매상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물먹은 중고차' 속여 판다
입력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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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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