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완호 군 각종 전국대회 휩쓸어
동생들도 큰형 따라 일찍이 채 잡아
아버지 최재동씨 "힘닿는 대로 지원"
만화보다 골프 방송을 즐겨본다는 골프 꿈나무 '삼형제'가 인천 골프계에서 화제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만난 최완호(11, 인천 원동초 5), 윤호(9, 〃3), 연호(7, 〃1) 군은 마치 동네 놀이터에 온 것처럼 해맑아 보였다.
동생들을 이끌고 연습장에 나타난 모습이 의젓한 완호 군은 "PGA를 뛰는, 전 국민이 아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3년 전 골프를 시작한 완호 군은 2017년 삼대인 주니어 전국골프 대회 3위, 2018년 루키루키 주니어 전국골프 대회 우승, 2018년 인천시장기 드림파크CC 학생골프대회 3위 등 인천이 자랑할 만한 골프 꿈나무다.
왜소한 체격이지만, 시원한 장타가 인상적이라서 '작은 거인'이란 별명을 가진 프로골퍼 염은호를 좋아한다는 완호 군은 "염은호 선수처럼 스윙을 잘하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최재동(43) 씨는 "완호가 동생들을 일찍 봐서 애어른이 됐다"며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 걱정이 많았는데,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동생들 챙기며 열심히 운동해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집에서 삼형제 중 '대장'을 자처한다는 둘째 윤호 군은 "골프를 배우는 형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며 "훌륭한 선수가 돼서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야무진 아이였다.
빠진 앞니를 훤히 드러내며 웃는 모습이 귀여운 막내 연호 군은 "골프를 배운다니까 친구들과 선생님이 신기해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삼형제가 골프에 소질을 보이는 건 평소 운동을 즐기는 아버지 최씨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보디빌딩 선수였던 그는 "야구를 좋아해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자주 찾았는데, 셋 중에 하나는 프로야구 선수로 키워야겠다는 욕심도 생기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야구 배트 스윙을 곧잘 하는 첫째 완호 군에게 3년 전 최씨도 안 해본 골프를 접해보게 했던 게 시작이었다. 그는 "아들 셋이나 골프를 한다니까 아주 잘 사는 집으로 오해도 받는다.
하지만 첫째가 쓰던 채를 동생들이 물려받는 식이라서 생각만큼 큰 부담은 없다"며 "남다른 재능이 있어 골프를 시킨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스스로 노력을 해 힘닿는 대로 지원해 주려고 한다"고 했다.
삼형제가 좋아하는 외할아버지·외할머니도 든든한 후원자다. 삼형제에 관심을 보이며 도움을 주고 있는 기업도 있다. 어머니 박영미(38) 씨는 "아직은 어리니까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엄마 마음은 다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