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최근 방한한 당국자들로부터 북한 관련 보고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북한 관련 일을 하는 내 팀으로부터 크리스마스이브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하며!"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내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책상)에 앉아 비건 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으로부터 보고받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류를 읽어내려가고 있고 비건 특별대표 옆에 서 있는 후커 보좌관도 종이를 들고 있다. 후커 보좌관도 최근 비건 특별대표와 함께 방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한 기간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한 내용을 보고 받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 북미 대화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간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 데 이어 21일에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갖고 비핵화 및 남북관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 발언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내며 북미 교착 국면 타개를 시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하자마자 일성으로 '70년 적대관계 극복'의 메시지와 함께 대북 인도지원을 위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 재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기간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양측은 남북 철도 연결사업 착공식과 유해 발굴 사업, 타미플루 제공 등 남북 교류 사업을 논의해 '제재 문제없음' 결론을 냈다.
비건 특별대표는 워킹그룹 회의 후 "우리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의 논의를 하기를 열망한다"면서 북미대화 재개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20일 지역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첫날로부터 그리 머지않아 열리길 믿는다면서 "북미 정상이 함께 만나 미국에 가해지는 이 위협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한 추가 진전을 만들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맞물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20일 지역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첫날로부터 그리 머지않아 열리길 믿는다면서 "북미 정상이 함께 만나 미국에 가해지는 이 위협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한 추가 진전을 만들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22일에는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최근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연설 일정을 잡고 있다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취소했다는 미 ABC 방송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 연장 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브리핑을 받은 사실 및 관련 내용을 트위터에 직접 공개하며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은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 발신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이 미국 측의 잇단 '손짓'에 공식 반응을 아직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측의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인해 플로리다 팜비치의 별장인 마러라고 행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대기'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김 위원장에게 '성탄 선물'로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지난 14일 트윗을 통해 "서두를 것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공개적으로 피력,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이를 위한 고위급·실무회담 재개 흐름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미·중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로 '내년 1월이나 2월'을 점치며 3곳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후 북미 교착 국면이 이어지면서 정상회담 시간표가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양자 및 독자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북한과의 앞서 했던 약속의 맥락에서 우리는 양국 간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추가 신뢰 조치를 언급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진전'의 구체적 내용도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