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ICT로 운영 '스마트공장' 대대적 확충
생산성 30% ↑·원가 15.9% 절감 효과
올해 3월께 개인용 5G 서비스 막 올라
VR·AR게임 출시 등 유통업계도 변화
'AI 확산' 물류 등 일자리 축소 우려도


이동통신의 발달에 맞춰 미래 먹거리 사업이 진화하고 있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신규 일자리 창출 및 연관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직업군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달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술이 발전할 수록 파생되는 산업군도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어 기술 발전이 곧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주목받는 5세대 이동통신의 상용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또 다른 미래 먹거리 산업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첫 공개
삼성전자 미국법인 저스틴 데니슨 상무가 선보인 폴더블폰(접었다 펴는 폰)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연합뉴스

# 제조업 혁신 스마트공장 확산 중

제조업의 혁신이라고 불리는 스마트공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차세대 미래 먹거리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제품의 기획,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생산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최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공장을 뜻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년 동안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생산성 30% 향상, 불량률 43.5% 감소, 원가 15.9% 절감, 평균 2.2명 추가 고용 등의 효과를 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조 중소기업의 50% 스마트화 달성을 목표로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목표를 기존 2만개에서 3만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상생형 모델'을 도입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은 총 120억6천억원을 출연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돕고 있다.

상생형 모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면 정부(30%)와 대기업(30%)이 구축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매년 100억원씩 총 500억원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기도에도 스마트공장 확산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보급된 스마트공장은 총 4천805개로 경기도는 전체 보급의 25.9%(1천245개)를 차지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지난한해에만 550여개사의 스마트공장이 구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산업단지공단은 반월 및 시화, 시화MTV의 3대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스마트공장은 산업단지 차원에서 민간 자생적인 확산 모델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5G 기술이 스마트공장에도 적용돼 스마트공장의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T는 지난달 20일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제조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쉽게 전환되도록 5G네트워크·특화 솔루션·데이터 분석 플랫폼·단말을 '올인원 패키지'로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5G 스마트팩토리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올인원 패키지는 스마트공장 구축 단가를 낮추고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현장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할 수도 있다.

이날 SKT는 5G와 첨단 ICT를 접목한 5G 다기능 협업 로봇,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AMR), AR스마트 글라스 등 솔루션을 시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보쉬, 지멘스 등 각기 다른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활약 중인 기업들은 5G-SFA를 통해 분절된 기술·규격을 통일하고 범용 솔루션을 만든다. 5G를 활용한 상용 기술, 사업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통일된 규격이 마련되면 5G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이 절감된다. 중소기업의 솔루션 업그레이드도 쉬워진다. SKT 뿐만 아니라 KT와 LGT도 스마트공장 지원을 위한 5G 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AKR20181225016100017_01_i_P2
KT가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 있는 무인 로봇카페 '비트'. /KT 제공

# 5G 서비스 산업 발전과 부작용

이동통신업계는 지난달 초 5G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동글)를 이용한 기업용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데 이어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올해 3월께 개인용 5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인용 초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게 되면서 포켓몬고와 같은 가상현실(VR) 게임이나 증강현실(AR) 게임이 대거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5G가 무거운 헤드셋, 멀미 등 이용자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쾌적하고 실감 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부문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가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가상의 방에 소파 등 다양한 제품을 배치해보고 AI로 인간 아바타를 구현해 방안을 걸어 다니며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국제단체 VR·AR연합은 유통업계가 연간 10억달러를 VR·AR 솔루션에 투자하고 있으며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4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5G 발전으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5G가 발전되게 되면 AI(인공지능) 관련 산업도 급속도로 발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AI가 유통·물류·운수·제조업에서 현존하는 직업의 90%가량을 대신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도맡았던 단순 노동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세계경제포럼(다보스)에서는 202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50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사무·행정 479만개로 가장 많고 제조·생산 160만개, 건설·채굴 49만개, 예술·디자인·미디어 15만개, 법률 10만개, 시설·정보 4만개 등이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역시 전체 일자리 중 43%가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AI 기술이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선 1차·2차·3차 산업혁명에서도 증기기관이나 발전기 등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했지만 오히려 일자리는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국 패스트푸드점과 영국 콜센터 등도 일자리가 기존 대비 각각 20%, 400% 늘었다.

정부와 기업들의 투자계획도 AI 기술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도 당장 올해까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1만명의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AI 등의 기술 증진과 인재 육성을 위해 올해에만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AI와 연관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관련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돼 사라지는 일자리의 문제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종찬·황준성·이원근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