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대로 지하차도건설공사를 반대해 온 수정구 수진2동 주민들이 시장과 시의원·공무원을 싸잡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성남대로 지하차도 건설공사를 추진하려는 시와 반대하는 수정구 수진2동 주민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한달여째 진행되면서 해결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시는 350억원을 들여 서울 송파구와 용인시 죽전동을 잇는 성남대로(왕복 10차선) 수진2동 수진고개(길이 430m)와 태평1동 태평고개(길이 460m) 2개 구간에 왕복 6차선의 지하차도를 2005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올해초부터 추진해 왔다.

이들 구간은 겨울철 눈만 내리면 교통장애는 물론 연료낭비 등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아 지하차도건설을 추진하게 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인근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눈에 보이는 요인을 내세워 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하차도는 교통흐름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주변 상권도 죽인다며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그 이유로 지하차도를 빠져 나오는 차량과 좌회전 차량이 뒤섞여 모란일대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주변 상권의 침체와 재산권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주민의 주장

“오성수 전시장때 문제가 돼 중단된 사업을 이제와서 시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주민들이 던진 첫 질문이다. 그 당시에도 용역설계까지 끝내고 주민 의견수렴 및 공청회 과정에서 불가하다는 논리에 부딪혀 시의회가 부결시켰고 오 전시장도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제와서 다시 검토한다는 것은 속샘이 따로 있다는 주장이다.

또 도시건설위에서 부결시켰던 안건을 예결위에서 다시 부활시킬만큼 중요한 사업이 아님에도 강행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교통소통의 원활이라는 시의 논리는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하고 굳이 사업을 추진하려면 탄천4차선 확장공사가 끝난 뒤에 여건을 봐가며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영덕~양재간 도로를 이용해 외부차량를 시내로 끌어들이지 말고 외곽도로로 분산시키는 교통정책을 펴면 될 것이라는 논리도 펴고 있다.


◇시의 입장

시는 지하차도건설공사를 주민들이 반대하면 강행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이미 계획됐던 사업인만큼 기본설계후 주민공청회를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하자고 밝히고 있다.

주민(특히 수진2동)이 교통소통보다 자신들의 재산권 때문에 지하차도건설을 반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 도로는 국도 3호선 연결도로로 분당~수서간과 경부고속도로 진입로 역할을 하는 중요도로이기 때문에 지하차도든 고가차도든 추진해야 향후 교통체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하차도가 고가차도보다 도시미관상 환경을 덜 망가뜨린다고 강조한다.

주민피해에 대해서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며 업자선정도 공개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할것이다고 밝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시장과 업자와의 결탁설을 일축했다.

한편 시는 이 공사가 국도와 연계되는 중요한 사업임을 내세워 비공식적으로 L국회의원을 통해 정부에 지원비를 요구, 양여금이나 교부세 형식으로 지원한다는 잠정 방침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의 물밑작업이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반된 것이어서 공수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