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게일 갈등 '3년 스톱' 국제업무단지
9월 새 홍콩 투자자와 손잡고 개발 정상화
컨벤시아 임대료 국비 지원… 일대 '특구화'
개관·기부채납 '지연' 아트센터 11월 문열어
'철거 위기' 한옥마을 계약변경등 현안 해결
日·獨·佛등 외국인직접투자 작년比 32%↑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이 정상화됐고,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이 개관했다. 인천지역 마이스(MICE) 산업 핵심 인프라인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이외에도 많은 현안이 해결됐으며, 투자 유치 활동도 활발했다. 이번 '줌인송도'에는 2018년 성과를 정리해 본다.
#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정상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3년 넘게 중단됐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사업은 민간사업시행자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송도 1·3공구 일원 5.77㎢를 개발하는 24조4천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센트럴공원과 골프클럽을 조성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던 사업은 NSIC 주주사인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 간 갈등으로 2015년 7월 멈춰 섰다.
정상화를 위한 협의가 있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중재에 나서면서 사업이 정상화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아트센터 인천' 준공에 대해서만 합의가 이뤄졌을 뿐 사업을 정상화하지는 못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올해 9월 포스코건설이 게일과 결별하고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자와 손을 잡으면서 정상화됐다.
사업 중단 기간(2015년 7월~2018년 6월) 발생한 손실액은 약 4천530억 원. 포스코건설과 새 파트너는 송도국제업무단지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 '아트센터 인천' 개관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이 정상화되면서 '아트센터 인천' 개관 및 기부채납이 급물살을 탔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시설·무대를 갖춘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은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5만1천977㎡ 규모다. 콘서트홀(1천727석), 다목적홀(350석), 주차장(816면) 등으로 구성됐다.
NSIC는 주거단지 개발이익금으로 '아트센터 인천'을 건립했다. 건립공사는 2016년 7월 끝났는데, NSIC 주주사 간 갈등으로 개관 및 기부채납이 지연됐다.
인천경제청은 중재 회의를 통해 지난해 12월 '아트센터 인천' 준공(사용승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게일 측이 공사비 실사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개관 및 기부채납을 미뤄왔다.
올해 9월 NSIC 주주사가 변경되면서 지난달 16일 문을 열었고, 지난 26일에는 기부채납 행사가 열렸다. 인천경제청이 지난달 16일과 17일 연 개관 공연은 티켓이 오픈 몇 분 만에 동나는 등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트센터 인천'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뉜다. 이번에 개관한 콘서트홀이 1단계 사업이고, 오페라하우스(1천439석)와 뮤지엄(2만373㎡)을 건립하는 게 2단계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1단계 사업 정산을 완료한 뒤, 2단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송도컨벤시아 2단계 준공·임대료 확보
송도컨벤시아 1단계 시설 옆 부지 약 7만3천840㎡에 전시·회의시설, 판매시설, 다목적 야외광장을 만드는 2단계 사업이 올해 7월 준공됐다.
2단계 준공으로 송도컨벤시아는 2천 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형 국제회의를 유치·개최할 수 있게 됐다. 적재하중·적설하중 강화, 하역장 설치 등을 통해 시설물 안전과 전시 효율성도 강화했다.
송도컨벤시아는 국내 컨벤션 시설 가운데 전시 면적 기준으로 4위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가까운 데다, 주변에 고급호텔과 대형 마트 등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송도컨벤시아 일대 298만 1천666㎡는 우리나라 첫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됐다. 국제회의 복합지구는 국제회의 시설(컨벤션 등)과 집적시설(일정 규모 이상 숙박·판매시설·공연장 등)이 모여 있는 곳으로, 관광특구와 유사한 개념이다.
재정 지원, 용적률 완화, 교통유발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천시는 송도 국제회의 복합지구와 영종도 복합리조트를 연계해 글로벌 수준의 마이스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 임대료와 관련해 국비를 확보한 것도 올해 주요 성과 중 하나다.
2단계 사업은 BTL(Build Transfer Lease·임대형 민간투자사업)로 건립됐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조성하고, 인천경제청이 20년간 임대료를 주는 구조다.
국회는 지난 7일 송도컨벤시아 임대료와 관련한 국비 지원액 988억 원(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지역지원계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내년부터 연간 49억여 원 등 20년 동안 송도컨벤시아 임대료를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 한옥마을 등 각종 현안 해결
송도 한옥마을(음식점)과 관련한 갈등이 해소됐다. 한옥마을은 운영자(임차인)가 '가짜 외국인투자법인'으로 드러나면서 철거 위기에 처했었다.
지난해 인천경제청이 토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운영자는 계약 해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경제청은 법원의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 9월 한옥마을 운영자와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철거 시 막대한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신 임대료 부과 면적 확대, 국내 법인 기준으로 임대료 납부, 전통문화체험동 건립 등을 얻어냈다.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지연되는 문제도 해결됐다. 올해 3월 인천경제청은 연세대와 2단계 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했다.
인천시와 연세대가 2006년 1월 체결한 협약에는 병원 건립 시한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줄 수 있는 조항이 없었다.
이 때문에 병원 건립이 지연돼도 인천경제청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 연세대는 최근 포럼에서 2024년 개원을 목표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도24호 공원에 있는 '블루오션골프클럽'은 운영자가 올 4월 인천경제청의 지급보증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상화됐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축구학교 정상화를 위해 새 운영자를 선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 투자 유치 활동 활발
올해 들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외국 기업의 입주 또는 계약 체결이 활발했다.
판금 가공 분야 세계 1위 기업 일본 '아마다'는 올 10월 송도에 인천테크니컬센터를 오픈했다. 아마다는 70여 년의 역사를 보유한 전통과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 정밀판금 가공업의 수준을 세계 최고로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인천경제청은 기대하고 있다. 일본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오쿠마'는 올 8월 국내 고객 서비스 강화 및 인력 양성 거점인 CNC 공작기계 교육훈련센터를 개소했다.
독일의 강소기업이자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는 지능형 생산공장)를 구현하는 '이구스'는 송도에 첨단 부품생산 및 R&D시설을 내년 말까지 건립하기로 하고 올 10월 인천경제청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글로벌 제약 화학 생명과학기업 독일의 '머크'는 한국생명과학 운영본부 착공식을 했다.
프랑스 기업 '생고뱅'은 송도에 바이오 플루이드 시스템(Fluid System)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토지 매매계약을 올 9월 체결했다.
세계 3대 첨단 금속가공시스템 제조기업 스위스의 '바이스트로닉'은 송도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전시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계약을 인천경제청과 체결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기반 공유경제 기업 '블루웨일'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블록체인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올해(1월 1일~12월 5일)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은 13억 1천476만달러로, 지난해(9억9천155만달러)보다 32.6% 늘었다. 도착 금액은 지난해(2억5천115만달러)보다 314.9% 증가한 10억4천217만달러를 기록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