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도입 후 국내선수 성장 더뎌
KBL 등 미래를 위한 투자 아쉬움
지난주 인천 전자랜드가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전자랜드의 2위 탈환은 아무래도 교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찰스 로드의 영향이 컸다.
로드는 첫번째 경기였던 28일 안양 KGC인삼공사 경기에서는 17점 7리바운드로 평범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30일 서울삼성 경기에서는 26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농구팬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로드가 전자랜드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현장에서 로드를 지켜본 농구인들은 100% 컨디션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 체력이 올라오면 로드의 플레이가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로드의 활약을 보며 많은 분들이 한국농구에 맞는 외국인선수, 즉 한국형 용병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한국프로농구에는 수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거쳐갔다. 팬들은 역대 외국인선수 중 한국형 용병을 말할때마다 반드시 떠올리는 2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조니 맥도웰과 단테존스다.
맥도웰은 1997~1998시즌 대전 현대를 통해 KBL 무대를 밟은 후 7시즌 동안 317경기에 출전해 평균 22.3득점, 12.1리바운드, 4.5도움을 기록했다.
맥도웰은 190.5cm의 단신 용병임에도 불구하고 오펜스에 장점이 있는 선수였다.
존스는 2004~2005시즌부터 3시즌 동안 안양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안양 SBS와 KT&G 유니폼을 입고 124경기에서 평균 27.0득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 두명 외에 서울 SK에서 뛰고 있는 에런 헤인즈는 올해는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2008~2009시즌부터 KBL 소속 5개팀에서 총 11시즌 동안 뛰고 있다. 헤인즈는 11시즌 동안 476경기에 출전해 평균 20.6점, 8.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3명의 한국형 용병의 특징은 소속팀의 승리를 결정 짓는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로드와 헤인즈, 존스, 맥도웰은 때로는 화려한 플레이로, 그리고 때로는 팀의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으로 영화로 말한다면 주연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실 이들의 활약 이면에는 한국 농구의 아픔도 있다. 리그를 주도해야 하는 국내선수들은 조연으로 전락했고, 승리와 시즌 우승은 한국형 용병이 좌우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선수들이 KBL로 진출해 선진 농구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은 좋지만 국내선수들이 성장과 발전이 더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 실업농구와 대학농구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시기를 생각한다면 현재 프로농구는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지금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이 정작 지역 연고팬들 외에 일반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이 알려져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탄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된 후 국내 스타플레이어의 탄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때 KBL에서는 한국농구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형 장신 유망주 육성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 송교창과 양홍석 등이 한국형 장신 유망주 육성 사업을 통해 발굴한 선수다. 그러나 현재 이런 유망주 육성과 발굴을 위한 사업은 멈춰져 있어 아쉽다.
한국 농구가 발전하려면 한국형 용병을 영입하는 것 보다는 국내 유망주 발굴 및 육성이 중요하다. 지금의 KBL을 보며 미래를 위한 투자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다.
/농구칼럼